
디지털 자격 증명 시대가 도래했다. 기업과 대학이 도입하기 시작한 디지털 자격 증명이 정부와 교육기관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디지털 100만 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 배지' 시스템 도입 계획을 발표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디지털 배지 시스템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R&D)과제를 시작했다.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등을 주축으로 나노디그리(단기교육과정)와 연계한 디지털 배지 시스템 개발을 내달부터 착수한다.
디지털 배지 시스템은 특정 스킬이나 지식을 획득한 사람에게 '배지'를 수여하는 시스템이다. 온라인 이용자에게 플랫폼 참여에 대한 흥미 유발과 보상 개념을 적용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가 응용된 것이다.
교육 분야에서 대표 디지털 자격증명 시스템이 국제표준을 적용한 '오픈배지'다. 오픈배지는 오픈 소프트웨어로 배지 고유 이미지에 개인의 학습이력, 기술, 지식, 명예, 경험 역량을 메타데이터로 담을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플랫폼에 저장된 배지를 불러오는 방식으로 상호 검증, 쉽게 인증이 가능하다. 국제 표준화 단체 IMS GLC(Global Learning Consortium)로부터 인증 받은 학습데이터 관련 국제표준을 활용, 현재 미국과 유럽의 기업, 대학, 단체 등에서 디지털 인증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장은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오픈배지는 기존 학위 과정 대비 유연한 커리큘럼을 운영할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플랫폼에서 지원자의 자격, 학습 기록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 기업 인사(HR)담당자나 지원자 모두에게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에듀테크 기업 레코스가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LMS)과 연계한 플랫폼 '레코스'로 오픈배지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레코스는 일본 1위 온라인 기업연수 전문기업 네트러닝그룹의 한국 자회사로, LMS플랫폼과 연계한 오픈배지-레코스 개발을 주도했다.
레코스 오픈배지 시스템은 한양대 넥스트캠퍼스 HY반도체 마이스터 디그리 과정 수료 인증서로 처음 발행됐다. 또 전국 46개 대학이 참여하는 이러닝 기반 학점인정 컨소시엄에서도 오픈배지를 발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에듀테크 기업 글로브포인트가 창의융합 교육과정을 개발하며 활용하고 있다. 교육콘텐츠 기업 더매치랩에서 e스포츠 인력 양성을 위한 방법으로 오픈배지 도입을 결정했다.
성인 대상 디지털 교육 과정, 온라인 교육 과정의 지속적 확대와 이직, 전직이 활발해지면서 간단하게 경력과 스킬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자격 증명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지속 늘 것으로 기대된다.
노원석 레코스 대표(네트러닝홀딩스 한국지사장)는 “어떤 학교와 전공을 수료했느냐보다 어떤 교육 과정을 통해 전문 역량을 갖추게 됐는지가 점점 더 중요해졌다”며 “지식이나 성과, 경험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까지 가능해 앞으로 디지털 증명에 대한 이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