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초읽기?'… 실제 법안 내용은 '갸우뚱'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일명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할 본회의를 개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일명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할 본회의를 개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수완박'이 8부 능선을 넘었지만 실제 조항이 '검수완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오는 3일에 임시국회를 소집해달라는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달 3일 열리는 임시회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한다. 만약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본회의를 통과하면 '검수완박'이 국회에서 마무리되고 국무회의 통과가 유력시된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가장 중요한 내용인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 범위부터 논란이다. '부패·경제 범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라는 조문 대신 '부패·경제 범죄 등'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이번에 통과된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가 기존 6개에서 2개(부패·경제)로 줄었다. 그러나 '등'이라는 표현 때문에 대통령령에서 수사 범위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핵심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조항도 사라졌다. 중수청이란 한국형 FBI를 의미한다. 당초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에는 1년 6개월 안에 검찰에 남아 있는 부패·경제 수사권을 이관한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이번에 문턱을 넘은 법안에는 해당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검찰의 직접수사권 폐지 시한이 명문화되지 않아 '검찰 수사권 완전박탈'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해당 법안에는 송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단일성과 동일성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동일성이 있는 범죄'로 축소했다.

결국 민주당 내에서도 검수완박을 제대로 입법하지 못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수진 의원은 “본회의를 넘은 검찰청법은 법사위에서 통과된 안은 물론 민주당의 당론보다도 미흡하다. 검찰의 직접 수사를 지금 당장 완전히 폐지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또 “법안의 부족한 부분은 법사위와 사법개혁특위(사개특위)에서 반드시 메우겠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정하는 검찰청법 제4조의 '등'도 사개특위에서 꼭 고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