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4개 신규 융합연구단이 2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NST가 2014년부터 추진하는 융합연구단 사업은 대형 연구성과 창출을 위해 30~40여명 연구인력이 주관연구기관에 결집, 연구하는 일몰형 연구조직이다. 연간 50~80억원 연구비를 최소 3년(실용화형)에서 최대 6년(미래 선도형)까지 지원받는다.
이번에 선정된 융합연구단 중 미래 선도형(6년)은 '노화 진단·치료·지연' '중대 질환 자가진단' '미래 모빌리티용 전자파 제어 소재' 세 개 과제다. 실용화형(3년)은 '탄소 저감형 플라스틱 원료 제조'다. 신규 융합연구단은 초고령화, 탄소중립 등 국가사회적 현안 해결과 국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화 진단, 치료 및 지연 기술 개발 융합연구단은 고령인구의 건강 수명 연장과 노년 삶의 질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등록상 나이가 아닌 생물학적 나이를 정확히 진단하고, 노화를 지연 및 치료할 수 있는 노화 대응 전주기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총괄주관을 맡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한국인 유전체 빅데이터 생산, 머신러닝 기반 노화 속도 측정 분자진단 키트 제작, 노화 고위험군 치료제 원천기술개발을 책임진다. '생체 유래 역 노화 효능 물질 기반 노화 제어 원천기술 개발 사업'으로 축적한 연구역량을 기반으로, 6년 이내에 국내 최초 노화 대상 임상시험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권은수 융합연구단장은 “지금이 세계적으로 노화를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전환기”라며 “노화 진단, 치료, 지연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세계 최초로 국민건강검진에서 정기적으로 노화를 진단하고, 임상적으로 치료, 지연하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중대 질환 UnTACT 시스템 개발 융합연구단은 암 및 신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비·저침습 자가진단 플랫폼 및 통합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통해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를 사용하듯 암이나 신변종 감염병에 대해 무통증·고정확도 홈케어 자가진단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총괄주관을 맡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자가진단 플랫폼의 핵심이 되는 초정밀, 고감도 센서를 개발하고 이를 통합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 개발을 책임진다. 그동안 연구원에서 축적한 선행 기술을 기반으로 날숨 기반 센서, 나노포어 센서, 디자인 기반 인공 단백질 센서 등 첨단 센서를 개발 및 제작할 예정이며, 최종 실증연구까지 추진하여 6년 이내에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김승준 융합연구단장은 “비저침습 자가진단 플랫폼은 비대면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다양한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로, 신변종 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 유전적으로 질병에 취약한 일반인, 암의 재발이 염려되는 환자, 의료 낙후지역의 주민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 공백을 메꿔줄 수 있는 첨단 기술”이라며, “병원 내방 전 가정에서 질병을 진단해 볼 수 있는 가정 상비 진단기기 제작 및 보급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래 모빌리티 동작 신뢰성 확보를 위한 고주파·고출력 전자파 솔루션 소재·부품 기술 개발 융합연구단은 미래 모빌리티 수요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파 제어 솔루션 소재·부품 원천기술 개발 및 실용화를 목표로 한다.
총괄주관을 맡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저차원 나노소재 기반 세계 최고 수준 전자파 제어 소재 개발을 책임진다. 그동안 기관 고유사업과 미래소재 디스커버리 사업 등 전자파 제어 소재 관련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원천기술 확보와 실용화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박종혁 융합연구단장은 “미래 모빌리티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라며, “전자파 솔루션 소재·부품의 원천기술 개발과 실용화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구현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탄소 저감형 플라스틱 원료 제조기술 개발 및 통합공정 실증 융합연구단은 플라스틱 원료 생산을 위한 저탄소 화학 공정에 제철 부생가스 활용기술을 접목해, 국내 온실가스 배출 1, 2위를 차지하는 철강·석유화학 산업의 융합을 통한 탄소중립 대응을 목표로 추진한다.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며, 철강산업과 석유화학산업의 대표기업인 포스코, LG화학, 롯데케미칼이 참여하여 상용화가 가능한 탄소배출 저감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융합연구에서는 제철소의 고로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인 BFG(Blast Furnace Gas)로부터 고부가 화학제품인 메탄올의 원료 물질을 만들고, 제조된 메탄올을 나프타와 혼합하고 동시 분해하여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기존 플라스틱 원료 제조 공정 대비 CO₂ 배출량을 1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용기 융합연구단장은 “본 융합연구는 저탄소 혁신 원천기술을 연계한 통합 실증으로, 기업이 상용화에 대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로 격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한국형 독자 기술로 참여기업과 함께 세계 철강산업과 석유화학산업의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복철 NST 이사장은 "이번 융합연구단은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기획된 만큼, 초고령화, 미래 모빌리티, 탄소중립 등 국가·사회적 현안을 우리 출연연을 비롯한 산·학·연이 융합을 통해 선제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