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을 앞두고 연일 전국 각지를 돌며 민심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선 승리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게 각 지역 민심을 청취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둔 시점인 만큼 더불어민주당은 윤 당선인의 선거개입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윤 당선인은 2일 여섯 번째 '약속과 민생의 행보로' 경기지역 4개도시(일산, 안양, 수원, 용인)을 찾았다. 대선이 끝난 뒤 대구·경북, 호남, 부산·경남, 인천, 충청 등을 찾은 데 이은 수도권 행보로 전 지역을 돌며 당선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지역방문 관련 당선인 측은 1390만 경기도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뒷받침할 교통 및 주택건설 현장을 점검, 경기도민이 직접 느끼는 다양한 애로사항을 청취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동안 윤 당선인은 전국 순회를 통해 선거운동 당시 주요 유세지역이던 전통시장과 함께 대불산업단지·광양제철소 등 지역별 주요 산업현장을 둘러보며 민생과 경제를 함께 챙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경기도 행보에서도 일산 GTX-A 터널구간 공사 현장 점검, 안양 1기 신도시 현안 점검 및 평촌신도시 노후아파트 현장 방문, 용인 중앙시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윤 당선인 지역 행보가 계속되면서 민주당은 선거 개입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 특히, 각 지역을 찾아 주요 공약과 함께 지역 발전 계획 등을 약속하는 것은 사전 선거운동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윤 당선인 일정에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동행하는 것을 두고 문제를 삼았다. 김 후보는 “6·1지방선거에서 윤 당선인과 대통령인수위원회가 선거에 개입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이 실상을 알고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의 대변인으로서 아바타 역할을 했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동안 선거철 대통령(당선인)의 지역행보는 매번 선거개입 논란을 일으켜 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당시 부산시장 선거를 41일 남겨두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해 논란이 됐다.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 참석차 진행된 일정에서 당시 여당지도부와 정부 핵심인사, 지역단체장들이 함께 해 국민의힘 반발을 샀다. 정권에 따라 선거철 대통령 행보를 두고 이해관계가 달라진 셈이다.
당선인 측은 이번 지역행보와 선거는 연관시킬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지난 총선 때 문 대통령이 어떤 일정을 보냈는지 확인해보길 바란다”며 “지역 민생을 살피고 당선 고마움을 표하는 것을 선거 개입으로 비판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