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으로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이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시장에 안착해 일정 규모로 성장한 1세대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보다는 후발주자인 2세대 기업 중심으로 변화가 감지된다.
2세대 자산관리 스타트업이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며 사용자 확보에 나섰다. 미래 먹거리를 선제 확보해 시장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기존 1세대 기업과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금융사에 AI 투자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콴텍투자일임은 최근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기 위한 앱 서비스 '콴텍'을 출시하면서 가상자산 시황과 신호 알림 서비스를 배치했다. 콴텍은 자체 개발한 '큐 엔진' 알고리즘을 여러 금융사에 공급하면서 작년 12월 기준 운용자산규모(AUM)가 1조5355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반 사용자 대상 비대면 자산관리 앱을 최근 출시했다.
콴텍은 이 앱에 MZ세대 대체투자 자산으로 떠오른 가상자산을 담았다. 가상자산 현황 정보를 다루는 '큐-코인'(Q-Coin) 서비스를 배치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폴카닷, 에이브 등 16개 종목 시세차트를 제공한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종목별 신호 강도를 긍정과 부정 5단계로 구분해서 알림을 제공해 투자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퀀트 기반 트레이딩 툴 등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웨이브릿지는 최근 미국 자산운용사 슬레이트힐과 합작법인 네오스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디지털자산 기반 새로운 투자상품 준비에 나섰다. 네오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ETF, 탈중앙금융(디파이), 헤지펀드 등 다양한 투자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양한 형태 가상자산 기반 투자상품이 등장하는 해외 시장에 대응한다.
웨이브릿지는 가상자산거래소 데이터를 종합해 가상자산 종합지수, 김치 프리미엄 지수 등을 산출해 제공하고 있다. 작년 9월에는 블룸버그 터미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가상자산 지수 '비트코인 커버드 콜 인덱스'(BTCC)와 '비트코인 플러스 모멘텀 알트코인 인덱스'(MWBPM)를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 50~100개 가상자산 관련 지수를 추가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증권·금융투자 등 여러 분야 금융사가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시장 진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다. 금융사와 공고한 협업 체계를 갖추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1세대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역시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제공을 고민하고 있다.
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대표는 “기존 알고리즘을 가상자산 시세에 충분히 적용할 수 있지만 금융 라이선스 기업이 가상자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고 이를 위해 별도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아직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