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의혹으로 인해 진땀을 흘렸다. 첫날 도덕성 논란에 초점을 맞췄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한 후보자의 여러 의혹을 정조준하며 한 후보자의 자질에 대한 물음표를 던졌다.
민주당·정의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소득세 자료를 요청했는데 (한 후보자가) 거부했다. 대신 국세청으로부터 열람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며 “국세청에 확인했더니 공문 요청도 안 돼 있다. 해주겠다고 하고 뒤로는 지연하면서 거부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 부인의 그림 거래와 관련해 판매 일자와 작품 내역, 가격, 구매자 등을 가려서라도 밝혀달라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국세청이 자신들의 기준과 원칙에 따라 자료를 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후보자가 제출할 수 있는 자료는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덕성 이외에 자질 논란도 제기됐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전범 기업과 가습기 살균제에 연루된 기업들의 법률 대리를 맡았다. 한 후보자는 이를 몰랐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전 국민적으로 논란이 됐던 사건을 몰랐다는 건 총리 후보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강욱 의원도 “화려한 이력에서 볼 수 있듯이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에서 출세할 수 있는 모든 길을 다 밟았다. 개인 돈에 손을 대지 않고 공적인 혜택을 만끽하는 게 출세의 기준점”이라고 꼬집었다. 또 “사회적으로 큰 충격이 있었던 사건을 몰랐다고 답변하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한 후보자 감싸기에 시간을 보냈다. 다만 한 후보자는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소위 조화를 이루는 전국적인 균형이 필요하다. 특히 교육과 관련해 지역 균형이 있어야 한다”며 “교육이라는 기초 위에 기업과 인구가 집중되는 그런 지역을 여러 곳에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