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청소년 대상 선불카드를 올해 안에 출시하기로 했다. Z세대 대상 금융 플랫폼 '리브 넥스트'와 연계해 청소년 결제 편의성과 주체적인 금융 생활을 지원하도록 나선다.
국민은행은 Z세대 타깃 금융 앱 리브 넥스트와 연계한 선불충전카드 출시를 최근 결정했다. 직접 계좌를 개설할 수 없는 만 14세 미만도 모바일은 물론 실물카드를 이용해 리브 넥스트 기능을 더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국민카드와 협업해 올 하반기 중에 선보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리브 넥스트는 국민은행이 Z세대를 겨냥해 지난해 11월에 출시한 금융 앱이다. 만 14~18세 전용 선불전자지급수단 '리브포켓'을 이용하면 신분증이 없는 10대도 본인 명의의 휴대폰 인증을 거쳐 계좌 없이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리브포켓으로 송금·입금이 가능하며, ATM 입·출금도 지원한다. CU편의점에서 리브포켓을 충전하고 바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카드 없이 KB페이 온·오프라인 가맹점 결제도 할 수 있다.
리브 넥스트는 실물 카드 없이도 Z세대에게 필요한 결제, 입·출금 등 핵심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결제처가 제한돼 있고 Z세대 겨냥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갖추기 위해 실물카드 채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Z세대를 겨냥한 선불지급수단 경쟁은 카카오뱅크 미니가 불을 지폈다. 이후 토스, 하나은행이 잇달아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며 미래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만 14~18세 미만 청소년이 은행 계좌 없이 입금·송금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 '미니'로 돌풍을 일으켰다. 카카오뱅크 미니 카드는 앱 내 미니와 연결된다. 편의점 충전과 ATM 입·출금을 지원한다. 2020년 10월 출시 후 1년 6개월 만에 124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달성했다.
하나은행은 타깃 연령층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한 '아이부자 앱'으로 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결제, 송금, ATM 출금 외에 주식투자 체험, 기부 등으로 금융 활동을 확대했다. 아이부자 앱과 연계한 '아이부자 카드', 학생증 겸용 선불카드인 '아이부자 학생증 카드'도 선보였다. 토스는 7세도 사용할 수 있는 '토스 유스카드'를 지난 2월부터 선보였다. 토스머니를 충전하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결제도 가능하다.
금융권에서는 빅테크와 인터넷은행 플랫폼에 익숙한 Z세대를 미래 고객으로 선점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다. 생애 처음 접한 금융 서비스와 브랜드에 익숙해지면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기가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 넥스트 카드 출시는 아직 초기 논의 단계”라며 “금융당국과의 협의 등을 거쳐 올 하반기 목표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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