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외 여건 악화로 투자와 수출이 둔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5월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 경제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투자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4월 경제동향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외여건이 악화해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달에는 비슷한 경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외여건 악화의 원인으로 중국 봉쇄와 글로벌 공급망 교란을 꼽았다.
KDI는 “공급망 차질이 심화하고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함에 따라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제약되고 있다”며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극단적인 봉쇄조치가 시행되며 대외 여건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의 생산 차질이 지속되는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 기업심리지수가 전월에 이어 낮은 수준에 머물렀으며 3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6.0% 감소했다. 4월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5.0%로 3월(23.4%)보다 낮아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영향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것도 경기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KDI는 “높은 물가상승과 통화 긴축 강화, 중국의 봉쇄 조치에 따라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19의 영향은 줄어들고 있다. KDI는 “3월 중 극심한 코로나19 확산사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이 증가세를 나타내는 등 감염병 확산의 부정적인 영향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며 “고용여건이 호조를 이어간 가운데 4월 중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향후 서비스업 회복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