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이성원 화학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생체친화적 물질을 사용, 소자 두께를 최소화해 눈 깜빡임 등 인체의 작은 움직임에서 효율적으로 전기 에너지를 얻는 데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원격 의료 진단기기 에너지원으로 활용이 기대된다.
최근 원격의료시스템의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전자피부형 센서에 장시간 지속해서 에너지를 공급할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진동과 압력, 외부충격을 가해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원리의 발전 방식인 압전 에너지 발전은 친환경 에너지인 물리적 움직임에서 전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압전 에너지 발전 소자에 주로 쓰이는 물질은 인체에 해로운 지르콘산염(PZT)이다. 실제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호막을 이용해야 하므로 소자 총 두께가 증가하게 된다. 소자가 두꺼우면 작은 인체 움직임에 변형되기 어려우며, 피부에서 분리되는 등 효율적인 에너지를 확보할 수 없다.
연구팀은 약 4마이크로미터(㎛) 초박막 형태로 압전 발전 소자를 제작, 착용자가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않으면서 높은 에너지 효율로 전기 에너지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접히거나 곡선의 표면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보였다. 1만번 이상 변형해도 성능 저하 없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안정적인 전력원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소자는 생체친화적 압전 고분자 물질(PVDF-TrFE)을 사용했다. 압전특성과 초전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 압전 변환기나 적외선 센서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입력 에너지인 기계적 에너지를 출력 에너지인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전환 효율이 18.85%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으며, 작은 움직임에서 LED 램프를 성공적으로 켤 수 있었다.
이성원 교수는 “이번 에너지 발전 소자는 동일한 조건의 두꺼운 기판 소자보다 효율이 10배 정도 높다”며 “초고효율 발전 소자로 인체 작은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장시간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센서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신개념 에너지 소자다. 무겁고 단단한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도연구센터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에너지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온라인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