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업체 지리그룹이 프랑스 르노그룹을 모회사로 둔 르노코리아자동차(옛 르노삼성차) 2대 주주가 된다. 지리의 공격적 지분 투자가 한국 자동차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포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생산하는 르노 아르카나(국내명 XM3).](https://img.etnews.com/photonews/2205/1530159_20220510194638_474_0001.jpg)
르노코리아차는 지리그룹 산하 '지리 오토모빌 홀딩스'가 자사 지분 34.02%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지리의 지분 참여 이후에도 르노코리아차에 대한 르노그룹 최대 주주 지위는 유지된다.
기존 르노코리아차 지분은 르노그룹 80.04%, 삼성카드 19.9%로 구성됐다. 지리는 이번 지분 인수로 르노코리아차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지리의 지분 투자는 증자를 통해 이뤄진다. 삼성카드가 보유한 지분은 그대로다.
![르노코리아자동차 로고.](https://img.etnews.com/photonews/2205/1530159_20220510194638_474_0002.jpg)
르노코리아차 관계자는 “지리가 참여할 지분 34.02%는 증자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면서 “증자 이후 구체적 지분율 변화는 아직 본사로부터 확인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르노와 지리의 투자 협력은 올해 초 발표한 친환경 신차 합작 모델 개발 발표의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올해 1월 르노와 지리는 르노코리아차가 생산할 합작 모델 출시를 주요 내용으로 한 상호 협력안을 밝혔다.
협력안에 따르면 지리 산하 브랜드 볼보의 CMA 플랫폼과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기반으로 르노코리아차 연구진이 신차 개발을 주도한다. 르노는 차량 디자인을 담당해 2024년부터 르노코리아차 부산공장에서 새로운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한다.
![지리자동차 로고.](https://img.etnews.com/photonews/2205/1530159_20220510194638_474_0003.jpg)
르노코리아차는 지리의 지분 참여를 계기로 친환경 신차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스테판 드블레스 르노코리아차 대표는 “지리의 지분 참여 결정은 한국 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기반으로 르노코리아차와 합작 모델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리는 이번 협력 외에도 미래차와 관련한 한국 투자를 강화하며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지리는 올해 2월 자동차 부품업체 명신과 손잡고 옛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상용차 계열사 위안청차의 1.5톤 전기 화물차를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지리가 볼보차와 설립한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올해 초 '폴스타2'를 국내에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가 한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한 것은 2004년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 이후 두 번째다. 지분 인수 후 투자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던 상하이차 사례와 달리 이번 협력은 성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리는 볼보자동차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를 인수하며 미래차 개발 핵심 기술력을 보유했고,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과도 협력 관계를 확보하고 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