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는 모습으로 치러졌다. 감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의 윤 대통령과 하얀 원피스 차림의 김건희 여사 내외는 행사 장소인 국회 경내를 걸어서 이동해 참석한 시민들과 일일이 주먹 인사를 하는 등 격의 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국민대표 20인과 취임식 무대에 오른 윤 대통령 부부는 가장 먼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에게 인사를 했다. 이어 문 대통령 부부와 멀리 떨어져 앉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었고, 윤 대통령 부부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후 앞줄의 다른 참석자들과도 일일이 악수로 인사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 씨 등이 낭독했고, 애국가는 다문화 어린이들로 이뤄진 '레인보우합창단'이 불렀다. 식사는 관례에 따라 김부겸 국무총리가 낭독했다.
취임식에는 재계 5대 그룹 총수와 6개 경제단체장이 참석해 새 정부 출범을 축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모두 자주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나란히 참석, 취임식에 나선 윤 대통령을 향해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재계를 대표하는 6개 경제단체장도 자리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재계 인사들은 국회의사당 바로 앞에 마련된 주요 인사 석에서 5부 요인, 국빈, 전직 대통령 및 유족 등과 자리했다. 대기업 총수들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은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9년 만이다.
취임식이 열린 국회의사당 주변은 식전행사 시작 2~3시간 전부터 취임식 초청자와 대통령실 경호팀, 경찰관, 자원봉사자, 행사 진행요원들로 북적였다. 국회 주변에는 장갑차와 군 폭발물처리반 차량이 배치됐고, 경찰특공대의 폭발물 탐지견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국회의사당 주변도로는 이날 오전 1시부터 양방향 전차로 모두 통제에 들어갔다. 전철역에서 국회의사당 근처까지는 순환버스와 장애인 전용 콜밴이 오가며 참석자들을 실어날랐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식전 행사에서는 하모니카 연주와 어린이 뮤지컬·치어리딩, 수어 댄스, 퓨전무용 등 공연이 진행됐다. 또 사전캠페인을 통해 모집한 '국민 희망 영상'과 윤 대통령을 소개하는 영상도 각각 상영됐다.
취임식에 참석한 5대 그룹 총수와 경제단체장들은 취임식 이후 마련된 외빈 만찬에도 참석했다. 재계 총수들이 취임식 후 외빈 만찬에 초청받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