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법조인 공정위원장 탄생하나…검사보다는 판사 유력

첫 법조인 공정위원장 탄생하나…검사보다는 판사 유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임기를 4개월여 남기고 사의를 표한 가운데 차기 공정위원장에 법조인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실제 법조인 출신이 기용될 경우 공정위 출범 이후 처음이다.

10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초대 공정위원장에 판사 출신을 기용하는 데 방점을 두고 막바지 인사검증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1년 공정위 출범 이래 위원장들은 관료나 학계 출신으로 채워졌다. 문재인 정부 첫 공정위원장인 김상조 전 위원장과 현임 조 위원장도 교수 출신이다. 신임 공정위원장은 뚜렷한 유력 후보 없이 정치인, 교수, 공정위 출신 고위직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윤석열 정부에서 공정위는 기업 제재보다 자율 규제와 조정자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 관련 국정과제도 이 같은 원칙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조 위원장이 주력했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는 자율규제 방식을 추진한다. 전속고발권은 기업 부담을 고려해 유지하되 객관적인 고발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업결합에 따른 독과점 해소를 위해 그동안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제시했으나 앞으로는 기업이 시정방안을 스스로 마련하고 공정위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대기업집단 규제 대상이 되는 동일인의 친족 범위도 축소한다.

이 같은 국정과제 내용은 법조인 출신이 기용될 가능성을 높인다. 공정위 의결은 법원의 1심 성격을 가지는 만큼 공정위에 준사법적 기능을 부여한 이유를 이해하고 정책을 추진하려면 법조인 출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고려한 것이다.

또 검사보다는 판사 출신이 기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와 검찰이 견제 관계이고 2018년 공정위 압수수색 이후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인수위 초기 구상엽 울산지검 인권보호관이 위원장에 거론되자 공정위 내부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흐른 바 있다.

이에 따라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해식 율촌 변호사, 김은미 선능 대표변호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홍 교수는 춘천지방법원과 서울지방법원 등에서 판사로 근무했으며 공정위 경쟁정책 자문위원, 방통위 방송분쟁조정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박해식 변호사는 사시 28회로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시작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김은미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사법시험 동기다. 윤 대통령과 동갑이기도 해 늦은 나이에 사시에 합격했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로 시작해 삼성그룹 변호사 겸 준법감시인을 지냈으며 공정위에서는 심판관리관을 역임했다. 최근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실 상임위원을 지냈다.

새 공정위원장 후보자는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