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했다.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를 국민과 함께 만들겠다는 시대적 소명을 선언했다. 특히 사회 갈등의 원인인 반지성주의를 이겨 내기 위한 해법으로 '과학'과 '진실'을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자유·인권·공정·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취임사에서는 국내를 넘어 국제사회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팬데믹 위기, 세계 교역질서 재편, 기후변화, 전쟁 등을 현재 직면한 위기로 보고 국민통합과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역사를 돌이켜보면 우리 국민은 많은 위기에 처했지만 그럴 때마다 국민 모두 힘을 합쳐 지혜롭게, 또 용기있게 극복해 왔다. 우리 위대한 국민과 함께 당당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시민과 힘을 합쳐 국내외적인 위기와 난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할 힘으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된 합리주의와 지성주의를 꼽았다.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과학 기반 합리주의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번영과 풍요의 경제 성장으로 자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 낼 수 있는 것”이라며 “과학, 기술, 혁신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의 자유를 확대하며 우리의 존엄한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만큼 자유와 인권 가치에 기반한 국제 규범을 적극 지지하고 수호하는 역할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국내 문제와 국제 문제를 분리할 수 없다.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때 국내 문제도 올바른 해결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분초 단위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국민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 갔다. 취임식장 입장부터 퇴장까지 국민과 주먹 인사를 나눴고, 첫 일정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을 나와 용산 집무실로 향하는 길에서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오후에는 용산 5층 대통령 집무실에서 대통령 업무 1호 문서인 한덕수 국무총리후보자 임용동의안 제출 안건에 서명했다. 이어 2호 안건으로 7개 부처 국무위원 임면에 서명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