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꾼 넷플릭스…광고 요금제 도입하고 계정공유 단속

10년 만에 가입자수 감소…4분기 도입 예상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올해 안으로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고, 비슷한 시기 회원 간 비밀번호 공유도 단속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4분기 광고 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동시에 “비슷한 시기 비밀번호 공유 단속도 시작한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1분기 가입자수는 지난해 4분기 2억 2180만명에 비해 20만명 줄어든 2억 2160만명이며, 수개월 안에 200만 명을 더 잃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발표 직후 넷플릭스는 시가총액 700억달러(89조 5300억원) 이상이 증발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이에 넷플릭스가 꺼내든 카드가 광고 요금제 도입과 비밀번호 공유 단속이다. 광고를 보는 대신 기존 요금제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광고 요금제로 이용자 수를 늘리고, 동거 가족이 아닌 이용자끼리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행위를 단속해 이익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발표 당시 향후 1~2년 내 광고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광고 요금제는 경쟁업체인 HBO 맥스, 훌루 등이 이미 해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요금제다. 그간 넷플릭스는 광고가 없는 서비스를 강조했으나 가입자수 감소라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자 방침을 바꿨다.

넷플릭스는 내부 메모에는 “HBO와 훌루는 광고 지원 저가서비스를 통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애플을 제외한 주요 스트리밍 업체가 광고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거나 도입을 발표했다. 사람들이 더 낮은 요금제를 원한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시행이 예상되는 계정 공유 단속은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과거 넷플릭스는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계정 공유를 적극 권유하기도 했으나, 실적 위기에 직면하자 노선을 변경하고 계정 공유 시 추가 요금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3000만 가구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1억이 넘는 가구가 다른 유료 회원의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단속 계획은 지난달에도 밝힌 바 있다. 그렉 피터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당신에게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가족이 있다면, 그와 계정을 공유해도 좋다. 다만 우리는 조금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 중남미 3개국에서는 계정 공유 추가요금 모델을 시범 도입한 상태다. 동거하지 않는 계정 공유자를 최대 두명까지 추가할 수 있으며, 추가 요금은 칠레 2.97달러, 코스타리카 2.99달러, 페루 2.11달러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