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코레일)가 활발한 SNS(Social Network Service) 활동을 통해 국민 공감대를 얻고 있다. 코레일 SNS는 특별하다.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 직접 정보를 전달하고 열차 서비스와 관광 상품의 홍보모델이 되기도 한다. 철도 마니아, 인플루언서와 명예기자 등 일반인도 '자발적 홍보대사' 대열에 동참한다.
폭넓은 참여는 콘텐츠의 다양화로 이어진다. 새해 첫날 동해선 원래역 일출 장면이 라이브로 재생되고, 사라지는 역사의 마지막 일기가 기록된다. 아버지의 못다 이룬 철도원 꿈을 실현한 철도인 3형제와 퇴직하는 역장이 후배들에게 전하는 인사는 공감과 감동을 전한다.
◇열차 운휴 지연 장애 신속 알리는 철도 정보창고
코레일 SNS 활동은 2008년 블로그로 처음 시작해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트렌드에 맞춰 채널을 확대해왔다. 심층 정보 전달, 사진 중심 콘텐츠, 친목 활동 활성화 등 미디어 속성에 맞춰 특화된 게시물이 만들어졌다.
같은 내용이라도 매체에 따라 재가공하고 교차 홍보하고 있다. 원소스멀티유즈로 상호 간 시너지를 높이고, 파급효과를 극대화했다. 그동안 SNS 창고 속 콘텐츠는 수천여 건에 이른다.
열차 자연재해 사고를 재빠르게 알린다. 지난 3월 갑작스러운 남부지방 폭우로 운행이 중지된 경전선 무궁화호에 대한 안내가 신속히 올라왔다. 고객의 헛걸음을 염려해 운휴 열차를 바로 알린다. 이용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대 수도권 전철 지연 장애도 가감 없이 전달하고 파업과 쟁의행위도 숨김없이 전한다.
◇한국철도와 VR 랜선 여행 등 유튜브 100만 조회수 기록
코레일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SNS 채널은 유튜브다. 지난해 동해남부선과 경춘선 ITX-청춘, 낙동강 변 경부선 철길 등 10여개 '랜선 기차여행' 영상을 공개해 100만여 조회수를 기록했다.
올해는 '한국철도와 가상현실(VR) 랜선 여행'로 업그레이드해 실제 열차를 운전하는 듯한 360도 VR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코레일 명예기자이기도 한 크리에이터 '레일리즘'과 협업해 실제 운행 중인 열차에 전문 장비를 설치·제작했으며 고품질 주행 영상과 소리를 동시 감상할 수 있다.
중부내륙선 부발-충주 구간과 과천선 지하구간 여행을 시작으로 시속 300km KTX 속도체험, 바다열차 동해안 경관, 기암괴석 협곡 V-train 등 계절별로 아름다운 철길명소 10여 곳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철도 매니아층은 물론 일반인의 꾸준한 참여로 구독자수 3만명 돌파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간이역 등 예능 제작지원, 영화도 이어져
지난해는 공중파를 통한 소통 활동이 두드러졌다. MBC 예능프로그램 '손현주의 간이역'이 대표적이다. 방송출연진이 역무원을 체험하며 사라지는 간이역의 소중함을 알리자는 취지로 제작됐다.
지역주민과 소통하며 여행의 낭만을 전달하는 재미가 '방구석 여행러'에게 인기를 끌었다. 화본역을 시작으로 삼탄, 청리, 연산, 능주, 신기, 임성리, 이원, 남성현, 백양사 등 10개 간이역이 방송을 통해 재조명됐으며 이들 간이역 주말 방문객은 방송 직후 평균 64% 증가하기도 했다.
출연진이 꾸민 역명판과 갤러리, 북카페 등은 시골마을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방송 직후 화본역의 기념 입장권 판매량은 두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으며 이에 힘입어 주변 관광지도 부각되고 있다. 비대면 시대 고즈넉한 이색 여행지로 간이역을 주목했다.
간이역에 대한 관심은 영화로까지 전해졌다. 두메산골 주민들의 힘으로 만든 양원역 실화는 영화 관계자들에게 흥미로운 소재였다. 지난해 추석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 역사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기적'이 개봉됐다.
권영주 코레일 문화홍보처장은 “방송과 유튜브 등 맞춤형 소통 활동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여행객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한다”며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발굴해 국민과 소통하는 철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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