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서명은 화학과 교수팀이 무질서로부터 질서가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물에 녹는 부분과 녹지 않는 부분이 무작위로 섞여 있는 고분자가 물에서 처음 보는 규칙적 구조를 만드는 것을 발견했다.
고분자를 고농도로 물에 녹이면 세포막에서 관찰되는 것과 같은 '이중 층'들이 반복해 접히면서 쌓이는 새로운 판상 구조를 만드는 것을 발견했다.
물에 녹지 않는 지용성 부분끼리 뭉치고, 이를 물에 녹는 수용성 부분이 감싸는 형태로 저절로 조립되는데, 각 사설은 모두 다른 서열을 보인다. 당연히 짝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생겨 평평한 판상 구조가 접히게 된다.
연구진은 서열이 무작위하고 고분자 사슬 길이가 충분히 길어 서열의 가능한 가짓수가 충분히 많은 경우, 이런 이중 층 접힘 판상 구조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흔히 무질서하다고 간주하는 무작위 서열 속에서 어떻게 질서가 태동할 수 있는지 하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며 “무작위성에 대한 이해를 물리적 복제방지기술(PUF)로 응용함과 아울러 인공 근육 등에 쓸 수 있는 나노 연성 구조 소재로 확장할 가능성을 연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민중 KAIST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연구를 주도하고 안형주 포항가속기연구소 박사, 윤동기 KA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 이은지 GIST 교수팀이 협업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5월 4일 온라인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보호연구사업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멀티스케일 카이랄 구조체 연구센터), KAIST의 그랜드 챌린지 30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