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디지털 트윈 조기 완성'을 내세웠지만 기반이 되는 고품질 디지털 공간 정보를 생산하는 사업은 거북이걸음을 걷고 있다. 디지털 트윈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공간정보 디지털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마련한 '2022 국가공간정보정책'에 따르면 공간정보사업 중 예산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지적재조사 사업'으로 올 한해 7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적재조사 사업은 100여년 전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종이 지적공부를 디지털로 새로 만들어 지적불부합지를 바로잡는 사업이다. 2012년부터 시작됐지만 지난해까지 지적불부합지 554만필지의 20%에 못미치는 109만 필지만 완료된 상황이다.
올해는 700억원을 투입해 약 32만 필지를 재조사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30만 필지에 비해 늘어난 수치지만 2019년까지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탓에 원래 목표였던 2030년까지 사업 완료는 불투명하다.
예산이 두 번째로 큰 사업은 국가기본도 수정 사업으로 약 310억원 예산이 올해 투입될 예정이다. 국가 기본도 수정은 국토 변화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에 매년 추진된다. 항공사진 등 첨단 시스템으로 수집된 정보를 신속하게 반영하는 것이 관건이다. 올해 항공사진으로 촬영된 도시 지역은 바로 지도 수정에 반영되지만 그 외 지역은 지난해 사진과 정보를 통해 올라가게 된다.
디지털 트윈은 물론 공간 기반 모든 사업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기본도와 지적공부를 바로잡는 작업이 예년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 트윈 플랫폼 개발만큼이나 기본이 되는 공간정보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대 1000 전자지도 역시 저조한 상황이다. 정부는 한정된 예산에서 구축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 지자체와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33곳 지자체와 협약도 맺었다.
정밀도로지도 구축·갱신(160억), 지하공간통합지도 구축사업(155억) 등도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새 정부는 국정 과제에 국토 디지털화를 강조하면서 고정밀 전자지도, 3차원 입체지도 구축 등을 통해 디지털 트윈을 조기 완성해 교통, 환경, 방재 등 도시문제 해결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트윈 완성을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고품질의 디지털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데이터를 수집해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지적재조사 사업 속도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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