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리빙 사업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그간 주춤했던 신세계까사가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한샘을 품은 롯데, 지누스 인수를 결정한 현대백화점그룹에 도전장을 내민 모습이다. 각 사는 온·오프라인 유통망 시너지를 키우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3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억원을 기록, 그룹 편입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에도 매출액 23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8% 성장했다. 프리미엄 전략에 초점을 둔 공격적인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목표는 매출액 3500억원으로, 신세계그룹이 인수 당시 목표한 2023년 4500억원 달성에 가까워지고 있다.
반면에 가구업계 1·2위를 달리는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낙제점을 받았다. 한샘 1분기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작년 대비 60.2%가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현대리바트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작년 대비 무려 70.3%가 줄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주택거래량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유통 대형 3사는 리빙 부문 강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됨에 따라 오프라인 접점을 대폭 확대하고 기존 판매 채널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까사 매장을 연내 12곳 이상 추가로 확장한다. 특히 하반기에는 체류형 복합 문화 공간 '까사그란데'를 선보인다. 온라인 플랫폼 '굳닷컴'의 추가 리뉴얼도 진행한다.
인테리어 사업도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 4월 인테리어 전문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와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앞으로 가구 마케팅, 샘플 하우스 공동 운영, 가상현실(VR) 기술 서비스 제휴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프라인 채널 강점을 살려 지누스 인수 효과를 극대화할 심산이다. 매트리스 회사인 지누스 취급 품목을 일반 가구까지 확대하고 중고가 시장으로 사업 모델을 넓힌다. 장기적으로는 지누스가 가진 온라인·글로벌 경쟁력을 그룹 계열사에 접목시키는 노력도 기울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리빙 사업부문 매출을 5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롯데 또한 백화점·마트에 한샘 매장을 입점시키고 '롯데온'에서 한샘 가구를 판매하는 등 롯데쇼핑 채널을 통한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롯데는 한샘의 기업간거래(B2B) 가구, 건자재 등을 계열사인 롯데건설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으로 평가된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