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기은 국민은행 전무 "클라우드 기반 5세대 코어뱅킹 열겠다"

국민은행 박기은 테크혁신본부장 전무 (사진=국민은행)
국민은행 박기은 테크혁신본부장 전무 (사진=국민은행)

“국민은행 계정계 시스템은 약 10여년의 기술부채(technical debt)를 진 셈입니다. 지금은 계정계가 상대적으로 가장 낙후했지만 2~3년 후에는 국민은행이 디지털 네이티브 뱅크로서 업권을 가장 선도하는 시스템 체계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박기은 KB국민은행 테크혁신본부장 전무는 코어뱅킹 현대화 사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술부채란 현재 방식보다 어렵지만 더 나은 기술이나 접근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쉬운 솔루션을 우선 채택함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작업을 뜻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마무리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사업인 '더케이 프로젝트'에서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다운사이징하려 했지만 안정성 등의 문제로 메인프레임 체계를 유지했다. 당시 정보계와 채널계 등만 고도화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했다.

이미 타 은행들은 일찌감치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전환해 국민은행을 앞섰다.

박 전무는 “채널계와 정보계를 고도화했지만 메인프레임 아키텍처 기반에서는 변화하는 플랫폼 금융 환경에 맞춰 상시적으로 기능·상품 등을 새롭게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에 리스크가 크더라도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유닉스와 x86 기반 계정계를 코어뱅킹 4세대로 구분한다면 국민은행은 3.5세대”라며 “계정계 클라우드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5세대 코어뱅킹 시대를 열고 경쟁 은행과 약 2~3년의 기술·서비스 격차를 둘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아직 주요 시중은행은 계정계 클라우드 전환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자체 클라우드 기술을 강화하고 채널계와 정보계를 퍼블릭·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시도는 많았지만 계정계 단의 변화는 시도하지 못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수년 전부터 계정계와 정보계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 계획을 잡지 못했다.

계정계 클라우드 전환 시도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했다. 영국 로이드가 2019년부터 코어뱅킹 전환을 준비하고 있고 JP모건 체이스는 소매금융 부문에서 작년부터 코어뱅킹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사업으로 약 200여명에 달하는 코어뱅킹 관련 조직의 개발 생산성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메인프레임을 다운사이징하고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으로 전환하면 현재보다 더 빠르게 상품·서비스를 시장에 내놓는 시스템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