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號 과기정통부 과제는]<하>'과기 홀대론' 해소와 R&D 혁신에 집중해야

민간 주도 'R&D 체질 개선' 시급
尹 정부 '민관혁신委' 역할 주목
국책과제 중심 생태계 벗어나야
출연연 자율성·책임 강화도 필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 하고 있다. 사진제공=과기정통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 하고 있다. 사진제공=과기정통부

과학기술을 국정운영 전반에 두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던 윤석열 정부가 출범 전후로 '과기 홀대론'에 휩싸였다. 과기 강국 도약을 위한 전략적 차별성이 역대 정부 대비 뚜렷하지 못함과 동시에 과기계가 요구했던 과기부총리제, 과학교육수석 설치는 묘연한 상태다. 홀대론과 더불어 정치와 과학을 불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돌파하기 위한 이종호 과기정보통신부 장관 추진력에 이목이 쏠린다.

과기계는 새 정부가 과기 육성에 대한 선언만이 아닌, 과기 컨트롤타워와 구체적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 장관도 취임 전부터 과기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필요성에 적극 공감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이를 위해 과기계는 윤 정부 실천과제 중 하나인 민관과기혁신위원회 역할을 강조한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탈추격형·선도형 연구개발(R&D) 체질로 전환하기 위해 컨트롤타워로써 민관과기혁신위원회 정체와 역할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R&D 사업 등에 민간 참여를 확대, 과거 정부 주도 R&D 구조를 탈피함과 동시에 유연성과 역동성을 갖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마창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은 “기업은 정부의 민간 중심 과학기술정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현재 120개 기업이 참여한 '민간 R&D 협의체'를 통해 기업이 제시하는 기술수요, 제도 개선 의견이 과학기술정책 전반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연성을 확보한 R&D가 산업화 결과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역할도 중요하다. R&D 산업화를 고려한 임무지향형 및 문제해결형 R&D를 활성화하고, 우수한 과제를 발굴해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기계는 이 같은 환경을 조성하려면 R&D 평가체계 개선, 도전적·창의적 연구 분위기 조성 등이 빠르게 정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우일 한국과기단체총연합회장은 “그동안 기초연구는 학교가, 응용연구는 출연연이, 기업이 사업화하는 직렬식으로 도전적·창의적 연구와 사업화 연구가 조화를 이루기 어려웠다”며 “이를 탈피하기 위해선 도전적 실패를 용인하는 것인데, 지금까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이번 정부와 과기정통부에서 이뤄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D 동력인 출연연의 자율과 책임 등의 역할 강화도 중요 과제다. 출연연이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기초연구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장려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도 이에 맞게 가꿔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국가 R&D 사업에 필요한 실행력과 전략을 출연연이 유기적으로 참여하고 작동하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출연연 연구 수월성을 위해 수탁 경쟁 원인으로 지목되는 연구중심과제제도(PBS) 등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은 “출연연은 국가 과학기술거점으로서 국가미래핵심전략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분원을 중심으로 지역혁신에 기여코자 한다”며 “PBS, 블라인드 채용 등 현안에 관심을 둔다면 출연연이 더 큰 성과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 성공도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과제다. 2차 발사 성공 여부를 떠나 우주산업 관련 전방위적 지원 가능성이 가시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민간 주도 우주개발 활성화 조건인 기반시설 기업 개방, 기술이전 활성화 등을 위해 해당 내용을 담은 우주개발진흥법 일부개정안도 통과를 위해 힘을 실어야 한다고 과기계는 강조하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