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T리더스포럼 5월 정기조찬회가 17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이 한국형 의료인공지능 닥터앤서 : 그 기대와 숙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https://img.etnews.com/photonews/2205/1532578_20220517151235_097_0005.jpg)
“국가 주도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시작한 '닥터앤서'를 대한민국 대표 의료 인공지능(AI) 브랜드로 키우고 전 세계 의료진들이 쓸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산시킬 계획입니다.”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닥터앤서1.0 사업단장)은 17일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정기조찬회에서 한국형 의료 AI '닥터앤서'가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닥터앤서'는 과기정통부가 2018년부터 3년간 488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다.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치매, 뇌전증, 소아희귀유전질환 등 8대 질환 진단·치료를 지원하는 21개 AI를 총칭한다. 대장내시경 과정에서 놓칠 수 있는 용종을 찾아주는 솔루션부터 심혈관 석회화 정도를 자동 판정해 동맥경화 위험도를 알려주는 AI,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아희귀난치성 유전질환을 진단하는 SW 등이 개발됐다.
'빅5' 병원을 포함한 26개 의료기관과 22개 기업이 참여해 국내 R&D 역사상 최대 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단순 소프트웨어 개발에 그치지 않고 '닥터앤서'라는 브랜드를 구축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 기술 수출 성과도 내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성과를 바탕으로 2024년까지 폐렴, 당뇨, 고혈압, 뇌경색 등 12대 질환 AI 개발을 목표로 하는 '닥터앤서 2.0' 사업도 시작됐다.
![한국IT리더스포럼 5월 정기조찬회가 17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이 한국형 의료인공지능 닥터앤서 : 그 기대와 숙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https://img.etnews.com/photonews/2205/1532578_20220517151235_097_0004.jpg)
김 원장은 “몇 시간까지 걸리던 영상 진단 시간을 몇 분 이내로 줄여 의료진이 단순 판독에 쓰던 시간을 진료에 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사람이 정성적으로 판단하던 부분을 수치화한 결과로 제시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면서 “외산 제품보다 월등한 성능의 제품을 의료진들이 직접 국내 기업과 함께 우리나라 데이터를 이용해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수의 기관들이 하나의 컨소시엄으로 뭉친 만큼 3.0, 4.0으로 사업이 지속된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R&D 사업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국내외 의료 현장에서 쓰이도록 확산하는 것이 다음 목표다. 궁극적으로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의료기관이 여러 솔루션을 체험하고 선택할 수 있는 닥터앤서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AI 의료기기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도입되지 않아 병원 도입 유인이 크지 않은 것은 숙제다. 데이터 활용 규제나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진과 IT를 기반으로 탄생한 닥터앤서 프로젝트가 한국 의료 산업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국내에 닥터앤서를 확산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해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 의료기기와 달리 의료 AI는 병원 시스템에 연동되어야 하기 때문에 마케팅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좋은 AI가 지속 개발되려면 의료 데이터가 중요한데 데이터 사업화에 국내 정서가 부정적이고 데이터 제공에 대한 보상 체계 도입이 어려운 점도 아쉽다”고 전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