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아열대성 푸른아시아실잠자리가 지속 북상, 한반도 생태계 지도가 변화하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한반도 기후변화로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던 '푸른아시아실잠자리'가 최근 경기도 파주까지 북상했다고 17일 밝혔다.
기후변화 관련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20년 발표한 시나리오 'SSP5'에 따르면 2081년∼2100년 사이, 전 세계와 우리나라의 연평균기온은 각각 6.9℃, 7.0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2년 발표 한 상승치보다 각각 2.2℃, 1.1℃ 오른 것으로, 현재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아열대기후대는 2030년대 18.2%, 2050년대에는 55.9%로 확대될 전망이다.
'푸른아시아실잠자리'는 주로 아프리카, 중동 등에 서식하는 열대·아열대성 곤충으로 가슴 옆면과 꼬리의 여덟 번째 마디가 푸른색을 띤다. 2000년대 이전에는 한반도 남부지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시민과학자가 참여한 조사 결과와 분석을 통해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푸른아시아실잠자리'가 북상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시민과학자들이 축적한 자료는 생물을 이해하고 관리하는데 중요한 기초정보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40년간 '푸른아시아실잠자리'의 분포지역은 꾸준히 북쪽으로 확대됐다. 1980년대부터 20년간 북위 35~36도 사이에 발견되던 '푸른아시아실잠자리'는 2001년부터 북상하기 시작해 2020년에는 시민과학자에 의해 북위 37.7도에 위치한 경기도 파주시에서도 관찰되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푸른아시아실잠자리'의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환경요소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 2070년대에는 북위 38도 이상인 강원도 고성에서도 발견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기후변화는 미래 한반도 과일 재배지도 또한 바꾸고 있다.
지난달 농촌진흥청은 최신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6대 과일에 대한 총 재배 가능지를 2090년까지 10년 단위로 예측했다. 그 결과 기존 기후변화 시나리오로 분석했을 때보다 재배 가능지가 북부나 산지로 약 10~20년 정도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재배 가능지의 감소와 확대 속도 또한 더 빨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사과는 재배지가 지속 감소하고 배, 복숭아, 포도는 2050년 정도까지 소폭 상승한 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단감과 감귤은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온난화로 고품질 과일을 생산할 수 있는 재배 적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는 품종과 재배법을 보급할 계획이다. 재배지 증가 작물의 경우 수출, 가공품 개발 등을 통해 소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