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형 금리를 또다시 인상한다.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인상된 여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이날부터 주담대 변동 금리를 일제히 인상한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4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1.72%)보다 0.12%포인트(P) 증가한 1.84%P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올랐다는 그만큼 은행이 더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코픽스가 떨어졌다면 그 반대 경우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코픽스 상승분을 이날부터 본격 주담대 대출금리에 반영한 것이다.
주요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상승하면서 5%대를 웃돌게 됐다. 우선 국민은행은 3.42~4.92%이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를 3.54~5.04%로 상향한다. 신한은행도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를 3.54~4.59%에서 3.58~4.60%로 구간을 조정한다. 하나은행은 3.836~5.136%, 우리은행은 3.80~5.01%로, 농협은행은 3.29~4.49%로 각각 인상된다.
주담대 고정금리도 올랐다. 최근 3.900∼6.380%이던 주담대 고정금리는 4.0~6.37%로 조정됐다. 지난해 말 연 3.6∼4.978%이던 주담대 고정금리와 비교하면 최저금리는 0.4%P, 최고금리는 무려 1.392%P가 급등했다. 주담대 고정금리는 통상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를 지표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 기간 은행채 5년물 금리가 2.259%에서 3.488%로 1.229%P 상승했다.
문제는 향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긴축과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기준금리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전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조찬회동을 마친 후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보고 7∼8월 경제 상황, 물가 변화 등을 봐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 인플레이션율(물가 상승률)이 8%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적어도 두 차례 이상 0.5%P 올릴 것이란 점은 시장에 반영돼 있다”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따라서 기존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다)과 더불어 주담대 신규 수요자의 이자부담도 갈수록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대출금리가 0.25%P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1조6000억원 증가한다. 따라서 현재 이 총재가 언급한 0.5%P가 인상할 경우 이자 부담이 3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자료=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