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는 물과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전기와 인터넷 없이 인류가 살수 없듯이 미래를 살아갈 우리 학생을 위한 SW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병모 안양 부흥고 교사는 1995년에 교직에 입문해 30여년 가까이 SW교육에 앞장서왔다. 이 교사는 2015년에는 정보교사로 재직하며 교과서 집필과 SW교육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지역 내 중고교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SW교육 확산에 앞장서고 2012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봉사단을 조직해 산학협력 재능기부 문화 형성에도 기여했다.
이 교사는 SW교육이 기능인 양성 교육이 아닌 기본 소양교육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세대는 SW소비자로 살았지만, 미래 세대는 자신의 분야에 새로운 SW를 소비하고 필요하다면 개발을 하거나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실제로 과학중점학교인 부흥고의 경우 학생이 물리, 수학, 생물, 심지어 미술 분야까지 다양한 SW도구를 활용해 자신의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찾아온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이 느끼는 성취감은 학업 향상과 생활 전반에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진로 교육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 교사는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지 학생은 이미 SW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요리에 비교한다면 스스로 필요한 재료를 선택해 다양한 레시피를 활용한 요리를 만들 줄 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학교에 무선인터넷 환경이 구축되면서 학생이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가져와 여러 프로젝트 활동을 수행하는 경우도 부쩍 늘어났다.
부흥고가 인공지능 선도학교를 운영하며 SW교육 활동은 한층 활성화됐다. 이 교사는 “교장 선생님의 SW교육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 주문형 강좌로 프로그래밍과 로봇 SW개발이라는 과목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주문형 강좌는 SW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외부 전문가와 협력해 수업의 질을 높이며 학생 눈높이에서 기획, 만족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 교사는 “학교에서 SW교육을 진행할 때는 학생과 외부 전문가의 피드백을 적절하게 잘 반영해주며 수업을 이끌어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이때 정보교사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최근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SW교육에 관심이 높아진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묵묵히 교육에 헌신하는 후배 정보교사에 대한 응원을 부탁했다.
이 교사는 “단순하게 보면 정보 교육 시수나 교사 숫자가 적은 것도 문제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 일관성”이라며 “단기 과제와 장기 과제를 잘 구분해 일관된 정책을 펼쳐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