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은 오늘날의 키워드다. 윤석열 대통령도 '디지털플랫폼'이란 키워드를 통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제, 사회 등 정책 전반에서 국민 개개인에게 맞춤형 정책을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만들고자 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은 데이터나 정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현대사회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와 정보는 과반수가 문서 형태로 생산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문서가 함께 이용돼야 한다.
그러나 문서는 정형화된 데이터와 달리 서술형의 문장(텍스트)로 구성돼 있어 컴퓨터에서 분석, 처리가 쉽지 않다. 텍스트를 분해·취합·분석해서 데이터처럼 처리할 수 있는 형태와 구조로 문서가 작성돼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서 활용할 수가 있다. 디지털문서가 해답일 수 있다.
디지털문서는 종이문서나 전자문서와 달리 '텍스트데이터'로 이해하고 관리해야 한다. 마치 휴대폰이 전화기가 아니라 손안의 컴퓨터이며, 전기차는 자동차가 아니라 이동형 컴퓨터 플랫폼인 것처럼 디지털문서도 문서가 아니라 데이터·정보·지식이다.
디지털문서는 지금처럼 PC에서 생산되고 별도의 문서관리프로그램에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MS365, 구글 등 문서솔루션에서 보듯이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생산과 관리가 동시에 이뤄질 것이다. 인공지능·빅데이터·메타데이터 기술과 결합해 자동 분류, 검색 및 텍스트데이터의 분석·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디지털플랫폼 성공의 기초가 될 디지털문서의 이용과 관련해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 있다. 문서의 보관과 유통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공인전자문서센터' '전자문서중계자'와 같은 서비스사업자의 지정 및 인정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센터나 중계자 서비스를 이용하는 디지털문서는 사회가 실제로 생산하는 문서 총량의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 디지털문서는 생산자이며 이용자인 기업과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보관, 관리된다.
디지털문서와 텍스트데이터의 활용 촉진을 위해서는 자체 관리의 신뢰성과 적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관련 법규는 미비하며, 사업자에 대한 지정 및 인정 제도는 정부 중심으로 규제성이 강하다. 생산 주체인 기업과 기관의 자체 관리를 포함시켜 생산-보관-유통의 문서 생애 주기 전반을 포괄하는 민간 중심의 시장자율형 인증제도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문서는 전자문서와 전자거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인사이트에 따라 '디지털문서산업진흥법(가칭)'과 같은 독자적인 법을 제정해서 디지털문서 산업을 진흥하고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라는 국정 목표 달성과 디지털플랫폼 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경제를 먼저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의 디지털플랫폼 경제로 변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디지털문서 전문 인력 양성과 국민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전공학과가 없으며, 체계적인 산업교육도 미흡한 현실이다. 정부는 물론 기업, 언론, 협회가 협력해서 디지털플랫폼 선도국가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조송암 딤스 대표컨설턴트 songahm.ch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