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연봉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신입 구직자의 희망 연봉 기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소기업 대졸 신입자 연봉이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커리어테크 플랫폼 사람인은 중소기업 898개사를 대상으로 '2022년 신입사원 연봉 현황'을 조사한 결과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연봉이 평균 2881만원(세전 기본급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3년제 전문대졸 연봉은 평균 2749만원, 고졸 신입사원은 평균 2634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졸 신입 연봉은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사람인 연봉정보 서비스에 데이터가 확보된 94개사의 4년제 대졸사원 평균 연봉(5356만원)보다 2475만원이 낮은 것으로, 대기업의 절반 수준(54%)에 그쳤다. 올해 사람인이 조사한 구직자들의 희망 연봉(3279만원)보다도 398만원 낮다.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52.1%)이 지난해보다 평균 연봉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나머지 절반 가까이(47.1%)는 '변화가 없다', 0.8%는 '삭감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이 연봉을 인상한 이유는 단연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서'(54.5%, 복수응답)가 1위였다. 다음으로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32.5%) △구직자들의 연봉 눈높이가 높아져서(26.7%) △경쟁사들이 연봉을 올리고 있어서(13.7%) △정보기술(IT) 업계 등을 중심으로 연봉 인상이 이어져서(11.1%) 등 응답이 이어졌다.
신입사원 연봉 인상분은 4년제 대졸 기준 평균 160만원으로 조사됐다. 2~3년제 전문대졸은 145만원이었으며, 고졸은 129만원이었다. 대기업이나 IT 기업들이 한 번에 500만원, 1000만원씩 파격적인 인상을 한 데 비해 인상 폭이 작다.
직무별 신입사원 연봉 차이 여부에 대해 기업 절반(49.9%)이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직무마다 요구되는 학력·전문성이 달라서'(73.4%, 복수응답)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밖에 △특정 직무의 시장 연봉 테이블이 달라서(18.5%) △직무별 급여 체계가 달라서(18.3%) △회사의 직무별 연봉 테이블이 달라서(16.1%) △특정 직무의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워서(14.1%) 등 답변이 있었다.
연봉을 많이 받는 직무로는 'IT 개발'(23.4%, 복수응답)을 첫손에 꼽았다. 뒤이어 △연구개발(22.1%) △영업·영업관리(20.8%) △제조·생산·생산관리(13.6%) △엔지니어링(12.3%) △기획·전략'(11.4%) 순이었다. 이들은 일반 직무 대비 평균 194만원 더 많은 연봉이 책정됐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실적악화, 국제정세 불안 등 경영리스크 요인이 심해지면서 상당수 중소기업이 연봉을 동결했다”면서 “직무별로 연봉 차이를 줘서라도 대기업으로 빠져나가는 우수 인재 유출을 막아 기업 전체 실적과 업무 목표를 달성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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