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소비자들의 구매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임팩트 커머스' 실천에 나서고 있다. 고객은 쇼핑을 하면서 가치 소비를 통한 선한 영향력을 이끌어내고, 기업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까지 챙기고 있다.
네이버는 온라인 펀딩플랫폼 '해피빈' '쇼핑라이브' 등을 중심으로, 카카오는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톡 쇼핑하기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임팩트 커머스' 실험을 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멸종위기 동물을 위한 '디저트토이' 제작 키트를 펀딩, 목표 모금액(100만원) 대비 1348% 초과 달성했다. 펀딩 수익금의 일부는 멸종위기동물을 위한 기부금으로 활용했다. 최근에는 18세 이후 보육원 등 아동양육시설에서 퇴소해 혼자 살아야 하는 '보호종료아동'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굿즈 판매도 이뤄졌다. 수익금은 자립준비청년 중 학생의 응원 기금으로 사용했다.
해피빈 펀딩의 경우 올해 4월까지 누적참여자가 2만4491명으로, 11억원을 넘어섰다. 또한 쇼핑라이브와 손 잡고 매달 착한물품을 소개하고, 수익금을 기부하는 릴레이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첫번째 쇼핑라이브에서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환우를 지원하기 위해 승일희망재단 션 대표가 출연해 자체 제작한 기념 의류를 판매해 주목받았다. 12만명 시청했고, 라이브 당일 250여건의 구매가 이뤄졌다. 이달 18일 9회차를 맞이한 이벤트에서는 전 세계에 숲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이 쇼핑라이브를 진행, 수익금을 강원산불피해지역 나무심기에 활용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올해 3월부터 해피빈 플랫폼에서 친환경 기획전으로 '지구를 지켜, 봄!'을 진행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굿즈, DIY 키트, 비건 뷰티 제품 등 친환경 제품만을 모아서 판매, 착한소비를 이끌어내고 있다.
네이버측은 “네이버 해피빈에서 운영하는 '공감가게'에 입점한 영세소상공인들까지 임팩트 커머스에 동참하고 있다”며 “수익금의 일부를 취약계층 아동 대상으로 치유농장 체험을 지원하고 해피빈에 기부금까지 내는 등 선순환 기부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지난해부터 판로가 막힌 농어민의 재고 부담을 돕기 위해 '제가버치' 프로젝트를 시작, 지속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가 농수산물을 구입하면 악성 재고로 인한 농어민 부담을 덜어주고 폐기 비용도 줄이게 된다. 최근까지 판매한 농산물은 1017톤, 참여 고객도 14만8000여명에 이른다.
이와 함께 메이커스는 매달 기부 프로젝트와 연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주문 한건당 100원의 환경기금이 마련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5월9일(오구데이)'에 맞추어 유기동물의 모습을 담은 제품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멸종위기 식물의 '굿즈'를 판매해 울진산불 관련 생명의숲 나무 식재금으로 활용했다. 또 우크라이나 관련 굿즈도 제작·판매해, 전체 매출액 7000만원을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길고양이를 돕는 기부 행사를 진행했다. 이용자들이 길고양이에게 필요한 물품을 선물코드로 구매하거나 친구에게 이벤트를 공유하면, 선물하기가 구매한 상품과 공유 1회 당 사료 50g씩을 적립해 기부했다. 만우절을 맞아 '거짓말하다니 나무해'라는 프로모션을 진행, 이용자가 참신한 거짓말 댓글을 남기거나 카카오톡 친구에게 공유하면 선물하기가 나무를 기부했다. 당시 만우절 이벤트로 1만 그루의 나무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소리공원에 식재해 시민 쉼터를 조성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특히 가치소비에 관심을 기울이는 MZ세대에게 주목을 많이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메이커스는 소비로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임팩트 커머스를 다양하게 실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