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인재개발원(원장 차준섭)은 전국 정보통신기술(ICT) 대학 및 산업체 관계자 학술단체인 한국스마트미디어학회 부설 인력양성센터로 2014년 출발했다. 한국스마트미디어학회는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 기반을 둔 다른 학회와 달리 광주 등 호남지역이 주요 근거지다. 매년 국내외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한국연구재단 등재 논문도 발행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6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스마트인재개발원은 고용노동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 인력양성 사업을 통해서만 최근 연간 1000여명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평균 수료율 93%, 평균 취업률 82%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 4차 산업 분야 교육기관 가운데 최상위권 성과다. 강사진 등 외형 규모도 10배 이상 커졌다. 올해부터는 광주시 인공지능(AI)사관학교 운영기관으로도 선정돼 4차 산업혁명 전문 교육기관으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차준섭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고 각 정부 부처 4차 산업 분야 인력양성 사업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면서 “인력양성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학회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등 동반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원장은 “기업수요를 반영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비록 지방에 소재한 교육기관이지만 진정한 ICT 인재 양성의 허브를 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자신문은 차 원장을 만나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 ICT 강국을 유지할 수 있는 인재 양성 전략과 향후 계획 등을 공유했다.
-스마트인재개발원 설립 배경은.
▲ ICT 분야 학술단체는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 대전 등지에 있다. 2010년 수도권 학술단체 호남지역 지회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던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SW) 분야 교수들과 연합학술대회를 다녀오면서 호남지역에도 명실상부한 학술단체를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후배 교수들의 권유로 준비위원장을 맡아 2011년 11월 한국스마트미디어학회를 설립했다. 초창기부터 연 2회 국내 학술대회 및 국제학술대회를 빠짐없이 개최했고, 연 4회 논문지를 발간해 설립 3년 만에 한국연구재단 등재지로서 인정받았다. 사실 재정지원 없이 연회비를 내는 일반 및 산업체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학회를 운영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대학에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IT·SW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계획을 세웠고 2014년에 학회 부설 인력양성센터를 설립해 정부 부처 'SW 채용 연수 과정'을 처음 운영했다. 학회 내에서 인력양성 전문기관으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2016년 별도 법인으로 분리, 스마트인재개발원을 설립했다.
-스마트인재개발원의 역할과 비전은.
▲IT·SW 인재 양성 모든 측면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역할과 비전을 분명히 정했다. 바로 지역 정주형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었다. 대학에서 실력 있는 학생들이 지역에 남지 않고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으로 유출하는 일이 많다. 무척 안타깝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지키는 전문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봤다. 대학 커리큘럼과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적합도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실무형 교육도 아쉬움이 컸다.
-스마트인재개발원 운영진과 커리큘럼은.
▲현재 60여명 내부 강사와 운영진으로 구성돼 있다. 간부를 제외한 팀장 등 실무연구원의 평균 연령은 30세 정도로 젊다. 교육생 또래 교사로 눈높이 교육을 시행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젊은 연구원의 꾸준한 실력과 교사로서의 태도, 가치 향상을 위해 대학원 진학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3개 분야로만 특화했다.
-그동안 주요 운영 성과나 실적은.
▲노동부 주관 'K-디지털 트레이닝' 사업과 과기정통부 '혁신성장 청년 인재 집중양성'사업 등 2개 정부 부처 인력양성 사업으로만 연간 1000여명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다. 기업연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들이 다양한 공모전이나 아이디어 대회에서 우수한 결과를 거두고 특허출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인재개발원이 다른 직업학교와 다른 점은.
▲모든 교육과정은 전액 정부 지원으로 교육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 교재 및 실습재료비도 무료다. 오히려 선발된 교육생은 중식비 및 교통비로 월 30만원 정도 훈련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어렵게만 느낀 SW를 쉽고 재밌게 공부하면서 혼자 외롭지 않게 짝꿍이나 팀원끼리 협업하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25명의 각 반을 전담하는 담임을 둬 단 한 명의 중도 포기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밀착 지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원 등원이 어려웠을 때 자체 개발한 실시간 양방향 원격시스템 '미러링 시스템(MS)'을 활용해 큰 어려움 없이 운영했다. 이러한 차별성이 높은 수료율이나 취업률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교육생 모집 시 어려움은 없는지.
▲다양한 홍보 채널을 이용해 교육생을 모집한다. 오프라인에서 포스터 부착은 물론 현수막, 전광판, 버스터미널, 버스, 택시까지 이용한다. 요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도가 높은 만큼 SNS 채널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교육정원 대비 최소 1.5:1 경쟁률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 호남권 학생이 70% 정도 차지하며 기 수료생 추천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최근 취업률 100% 달성했는데.
▲모든 교육생은 취업을 목표로 한다. 취업을 위한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기본 실력이 천차만별이고 의지와 의욕이 서로 다른 교육생을 최종 목표인 취업으로 이끄는 데는 노하우가 있다. 면접 때부터 학습과 취업에 대한 의지를 평가하며 1차 선발자를 대상으로 기초프로그래밍을 사전 학습할 수 있도록 과제 및 예습을 수행하게 한 뒤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교육과정을 기업수요에 맞게 개발하는 것도 취업률 증가 핵심이다. 기업이 원하는 커리큘럼에 세 번의 프로젝트 수행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최종 기업 멘토와 매칭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정의 후 지금까지 배웠던 모든 기술을 활용해 실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최종결과물은 성과발표회에서, 많은 기업인이 심사 및 참관하는 가운데 발표하고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한다. 취업 지원센터를 별도 기구로 둬 다양한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광주 AI 사관학교 운영 계획은.
▲광주시는 AI 중심도시를 표방하며 필요한 전문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사관학교를 운영했다. 그동안 1·2기 각 180명 AI 인재를 양성했다. 우리가 주관하는 3기는 수도권에서 교육 운영 노하우가 있는 한국표준협회, 국내 최고의 온라인 교육플랫폼 기업 엘리스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예년 대비 거의 2배수로 늘어난 330명 정원을 운영하는 등 앞으로 5기까지 자존심을 걸고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교육생 선호도와 수준을 고려해 AI 모델링, 서비스, 플랫폼 3개 트랙, 10개 과정을 운영한다. 중도 포기자 없이 수료 후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AI 인재를 배출할 계획이다.
-AI 중심도시 광주 실현하려면.
▲광주시가 AI 기업을 대거 유치하고 있는데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관건은 이들 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하는 것이다. 광주지역 여러 기관이 AI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게 AI 기업의 구인난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전남대·광주과학기술원 등이 석사급 이상의 전문 인력 양성에 본격 돌입하고 있으며 우리도 기업 눈높이에 맞는 융합인재를 양성해 배출하면 구직과 구인의 미스 매칭을 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 광주지역에 정주하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인재를 많이 배출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철학은.
▲성별, 나이, 학력, 경력을 파괴하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자유롭게 코딩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유·공감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라고 생각한다. 교육 트렌드가 바뀌고 변화 속도를 맞추려면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와 교과목, 교수 방법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교사가 먼저 데이터를 다룰 줄 알고 학생은 필요한 관심 분야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플립드러닝, 브렌디드 러닝 등 학습 방법에 따라 과거 제도권에 있는 학기와 학년제가 파괴되고 개인의 능력에 따른 개인차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인재개발원의 미래는.
▲4차 산업혁명 교육현장의 에너지와 지식을 더 많은 시민에게 전해드리고 싶다. 오프라인 중심의 교육 방식과 노하우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서울과 대전, 대구 등에도 교육장을 개설해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전국의 대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수준별, 직급별, 배경지식의 단계별 등 체계적인 맞춤형 교육으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전문 교육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그동안 4차 산업 분야 교육만을 위해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다. 6명으로 시작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년 두 배 이상 양·질적 향상을 이뤘다. 지방에 있는 교육기관이지만 어느 기관에 뒤지지 않는 성과를 내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100세를 사는 세상에서 열정과 의지만 있으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자존감 있는 전문직 직업과 직장을 선택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해소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빠져들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
<차준섭 원장은>
차준섭 원장은 전남대 재학시절 학생운동에 가담한 전력 때문에 순탄치 못한 청년 시절을 보냈다. 우여곡절 끝에 실업고 교사로 처음 교육자의 길을 걸으면서 동국대 석사를 거쳐 원광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 호남대 교수로 부임한 후 2016년 정년퇴임까지 35년간 IT·SW 인재 양성에 전념했다. 이러한 공로로 퇴임 시 황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차 원장은 호남대 재직 중인 1987년 IT 전문기업 '청전정보'를 설립해 기업인으로도 활동했다. 대학 내에 정보기술원도 만들어 해외 유수 기업과 연계해 정규과정 외에 국제공인 자격증 취득 과정 등 연간 500여명 인재를 배출했다. 교육생 출신 가운데 상당수가 현재 각지 IT 기업에서 맹활약하고 있으며 이들과 꾸준한 교분을 유지하고 있다.
호남대 재직 시 공과대학장, 경영행정대학원장, 산업대학원장 등 보직을 두루 수행했다. 특히 평생교육원장을 수년간 역임하면서 대학이 지역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실천했다. IT 관련 기관에서 다양한 위원회와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해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지금은 젊은 후배들의 몫이라면서 교육에만 전념하고 있다. 지역에서 명실상부한 IT 1세대 대표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