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성싶은 떡잎' 황유민 "우승하고 프로 데뷔 하고 싶어요" [인터뷰]

KLPGA투어 대회에 나선 아마추어 황유민의 경기 모습. 사진=손진현 기자
KLPGA투어 대회에 나선 아마추어 황유민의 경기 모습. 사진=손진현 기자

아마추어 황유민이 프로 데뷔를 앞두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추천선수로 나선 프로대회에서 '대세' 박민지와 우승 경쟁을 벌이며 '될성 부른 떡잎'으로 골프 팬들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황유민은 지난 15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민지에 1타 차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황유민은 대회 둘째 날 박민지와 나란히 선두로 올라선 뒤 최종라운드까지 우승 경쟁을 벌이며 박민지를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는 두둑한 배짱을 뽐냈다.

황유민은 “최종 라운드 전에 정말 긴장되고 떨렸어요. 밥도 제대로 못 먹었죠”라면서 “첫 홀 티샷을 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진정됐어요. 그 뒤로는 어떻게 하면 스코어를 잘 낼 수 있을까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라고 박민지와 최종라운드 승부를 회상했다.

◇ “골프 재능이요? 열심히 하는 건 자신 있어요”

황유민은 국가대표 선수다. 남다른 재능과 노력 없이는 가질 수 없는 타이틀이다. 하지만 정작 황유민은 자신에게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제가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열심히 연습하는 건 자신 있는데 그것도 재능인가요?”

황유민과 골프의 인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됐다. 우연히 아빠를 따라간 골프연습장이 계기였다. 처음엔 평범했다. 하지만 고교 시절부터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재능이 꽃 피기 시작했다. 황유민은 “제가 100타를 넘게 칠 때 언더파를 기록하는 친구도 있었을 만큼 어렸을 땐 잘하지 못했어요. 중학교 때까지는 골프 스코어도 좋지 않았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공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황유민은 2020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21년부터 2년 연속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2020년 KLPGA투어 휴엔케어 여자오픈 아마추어 우승, 2021년 한국프로골프협회(KGA) 한국여자오픈 아마추어 우승, KLPGA 투어 OK저축은행과 하이트진로 대회에서 아마추어 우승 등 성적을 올렸다. 2022년 2월 기준 세계 아마추어 4위, 아시아 아마추어 1위에 올랐다.

◇ 아시안게임 탈락... “내내 울기만 했어요”

실패도 맛봤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골프 국가대표에 탈락한 게 못내 아쉬웠다. 황유민은 “프로데뷔도 미루고 준비했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대표선발전에서 제가 너무 못했어요. 떨어지고 나서 2일 정도를 내내 울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아마추어 선수로 남은 목표는 무엇일까. 황유민은 이번엔 우승을 꿈꾸고 있다. “이번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를 치르면서 '내가 잘 치면 우승할 수 있겠구나.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마추어 선수로는 마지막 2번의 기회인 만큼 잘 준비해서 우승하고 프로 데뷔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노력할게요”

데뷔를 앞두고 그동안 지도해 준 코치진의 조언도 가슴 깊이 새겼다. “한현희 감독(현 대한골프협회 부회장)님과 김주연 국가대표팀 코치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급하고 조금 흥분하는 경향을 지적해 주셨고 과감함과 남들이 안 해본 시도를 하는 것은 칭찬 해주셨어요”라면서 “그동안 해주신 가르침을 잊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발전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정미예기자 gftra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