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로 무장한 LIV골프인터내셔널 개막이 다가오면서 프로골프 무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해 연말부터 프로골프 무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LIV골프인비테이셔널이 6월 9일 영국 런던 센추리온 골프클럽에서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LIV골프인비테이셔널은 개막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 총 8개 대회를 개회할 예정인데 시즌 총상금 규모가 무려 3236억원(2억5500만달러)에 달한다.
PGA투어를 압도하는 대회별 상금(약 253억원, 우승상금 약 50억원) 규모는 물론 사흘간 54홀 경기 일정과 컷 탈락 없이 출전 선수 48명 모두에게 상금을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다. 대회에 출전하기만 해도 약 1억5200만원(12만달러)를 챙길 수 있어 무시하기 힘든 조건이다.
결국 결정의 시간이 다가왔다. 선수들은 PGA투어에 남을 것이냐 떠날 것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PGA투어는 소속선수들의 LIV골프인비테이셔널 출전을 불허한 상태다. PGA투어는 물론 DP월드투어까지도 소속선수의 LIV골프인비테이셔널 출전 시 제명을 예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LIV골프인비테이셔널 출전을 강행하려는 움직임도 드러나고 있다. 세계랭킹 58위인 리처드 블랜드(잉글랜드)는 18일 BBC라디오를 통해 “징계를 받더라도 나는 출전하겠다”고 LIV골프인비테이셔널 출전 의사를 밝혔다.
LIV골프인비테이셔널을 두둔하며 PGA투어와 갈등을 빚었던 필 미켈슨 역시 결국 LIV골프인비테이셔널 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미켈슨은 이번주 열리는 PGA챔피언십에도 불참한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지난 10일 발표된 출전자명단에도 이름이 올랐지만 결국 불참을 선택했다. PGA투어에 접수한 LIV골프인비테이셔널 개막전 출전허용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불참 이유로 풀이된다.
'명예 VS 돈' 프로골프 무대 파워게임
LIV골프인비테이셔널의 가장 큰 무기는 천문학적인 '돈'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다. 미켈슨은 LIV골프 측으로부터 시리즈 출전 계약금으로만 약 375억원(3000만달러)를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PGA투어는 '명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론 대회별 상금액은 물론 선수 기여도에 따른 보너스를 대폭 늘리는 등 '머니게임'에도 공을 들이고 있지만 PGA투어가 가진 가장 큰 재산은 명예다. 타이거 우즈는 18일 PGA챔피언십 공식 인터뷰에서 “디펜딩 챔피언이 불참해 실망했다”면서 “나는 PGA의 유산과 메이저를 믿는다. 여전히 PGA투어가 제공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