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지식재산권(IP)의 금융자산화를 위한 'SW 가치평가 모형'이 최초 공개됐다. 가치평가 모형은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SW 무형 자산가치를 평가, 금융 자금 조달과 투자 유치를 용이하게 하는 게 목적이다.
〈본지 4월 6일자 1·2면 참조〉
한국SW저작권협회는 한국상용SW협회 주최로 19일 열린 '2022년 제1회 KOSW 포럼'에서 2020년부터 개발한 SW가치평가 모형을 발표했다. 모형은 기술·권리·시장·사업요인 관점에서 SW의 유용성·경쟁성·사업타당성 등으로 현금 창출 능력을 도출, SW 가치를 평가한다. 기술수명(현금창출기간), 사업위험(할인율), 기술기여도(개별 기술 강도), 로열티율(증감률) 등으로 구성된 공식을 통해 SW 가치를 금액 또는 등급으로 나타낸다.
현금창출기간을 의미하는 기술수명은 혁신성과 모방 난이도, 대체가능성, 진부화 가능성, 권리안정성, 경쟁자의 영향 등으로 구성된다. 사업 위험은 기술차별성과 사업화 환경, 사업화 단계, 예상매출 추이 등 요인을 포함한다. 기술 기여도는 혁신성과 기술 전망, 차별성, 기능적합성, 사용편의성 등으로 구성됐다. 로열티율은 혁신성과 차별성 외에 대체기술, 운용신뢰성, 사용편의성, 고객의 지불의지, 독창적 사업이점, 사업화단계와 사업활용성 등을 내포했다.
조경선 한국SW저작권협회 가치평가위원회 위원장은 “제조 분야에서 사용하는 기술평가와 달리 SW 산업 특성에 맞는 요소를 적용해 SW가 미래에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지표를 만들었다”면서 “기술, 시장, 사업성 분석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지표)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SW저작권협회는 2020년 9월 교수와 변리사, 회계산, SW 저작권 전문가 등으로 가치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SW 가치평가모델을 개발해 왔다. 유병한 한국SW저작권협회 회장은 “SW는 제조업과 달리 창작 역량 중심으로 가치가 결정된다”면서 “기존 기술평가는 기술이 중심이 된 모델로, SW의 특성을 반영한 가치평가 모델이 필요하다”고 평가모델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SW 가치가 평가되면 IP 담보권 설정이나 기술투자 유치에 활용, 영세한 중소 SW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기술 매매나 지식재산권의 현물출자 때 적정가액 산정에 활용하거나 소송, 세무, 전략수립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2018년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을 통해 개발비의 무형자산을 인정받고 있다. 유 회장은 “국내 SW산업은 매출 10억원 이하 기업이 45%, 50억원 이하 기업이 85%로 영세하기 때문에 가치평가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면서 “가치에 대한 인정도 받지 못하는데 SW 제값 받기가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SW저작권협회는 한국SW산업협회, 한국상용SW협회와 협력해 평가모델 다각화, 시범평가를 통한 가이드라인 제작·배포를 추진한다. 민관 공동협력체계를 구축, 법·제도 마련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