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디지털치료제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디지털치료제는 질병 예방·관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로, 게임을 대표 산업으로 키운 부산시가 미래 성장 분야로 디지털치료제를 지목해 주목된다. 부산시는 최근 '디지털치료제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선도 기업을 유치해 집적단지(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부산으로 이전하는 관련 기업 당 연간 10억원(인건비 6억원, 사무실 임차료 4억8000만원) 이상을 3년 동안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재 유입을 위한 주거비, 고용 보조금 등을 별도로 기업에 지급한다. 또 클러스터 입주 기업과 대학·대학병원 등을 연결해 수요 기반 기술을 상용화하고, 인재 육성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대규모 비용이 소요되는 임상 과정도 전용 임상연구센터와 참여자 모집 플랫폼을 구축하고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디지털치료제 기업을 모을 지역으로는 서구 의료관광특구나 강서구 스마트헬스케어 클러스터가 검토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해당 지역에서 디지털치료기기 관련 규제자유특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의 디지털치료제 클러스터 조성은 지역 인프라와 시너지가 높다는 판단에 따랐다. 시에 따르면 부산시 내 병원, 바이오헬스 관련 전공자, 기관 수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다음으로 많다. 부산은 또 영화·게임 등 콘텐츠 산업이 발전했고, 블록체인 특구사업 및 울산 게놈서비스 산업 등과의 연계도 가능하다. 디지털치료제가 부산시 디지털경제를 견인할 '앵커 프로젝트'라는 판단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19일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는 디지털치료제 산업을 시 차원에서 지원하고 육성해 보겠다는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추경 등으로 예산을 빨리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치료제는 제약, 바이오에 이은 의료 분야의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 등 조사 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18년 21억2000만달러에서 연평균 20.8% 성장해 2026년에 96억4000만원달러 규모로의 확대가 전망된다. 디지털헬스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 규모는 2018년 10억7000만달러에서 2023년 44억2000만달러로 연평균 26.7% 성장률이 예상된다. 지난 2017년 미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디지털치료제를 승인받은 뒤 최근 국내에서도 벤처·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디지털치료제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