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볼트가 유럽 기업 처음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셀 생산에 들어갔다. 한국 배터리 3사와 일본 파나소닉에 주로 의존했던 유럽 전기차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노스볼트는 지난해 12월 스웨덴 북부 셸레프테오 기가팩토리에서 시범 생산을 시작한 이후 지난주부터 배터리셀 상업 생산·출하를 시작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고객사와 구체적인 생산량은 밝히지 않았지만 유럽 첫 배터리 상업 생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스볼트는 셸레프테오 공장에 단계적으로 최대 4000명의 직원을 고용할 예정이다. 1~2년 안에 연간 배터리 생산량을 60GWh 규모로 늘린다. 승용 전기차 연간 70만~8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 분량이다.
노스볼트는 완성 전기차 업체들과 약 500억달러(약 61조원) 이상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주요 고객사는 BMW, 폭스바겐그룹, 볼보, 폴스타 등이다. 폭스바겐그룹은 노스볼트 지분의 약 20%를 보유하고 있다.
노스볼트는 2025년까지 유럽 내 연간 170GWh 생산 규모의 배터리 셀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셸레프테오 기가팩토리를 시작으로 스웨덴 예테보리(50GWh)과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하이데 공장(60GWh)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가동한다.
노스볼트는 이보다 앞서 이달 초 노르웨이 알루미늄 업체 '노르스크하이드로'와 합작해 설립한 배터리 재활용 공장인 '하이드로볼트'의 첫 가동도 시작했다. 하이드로볼트는 유럽 전역에서 재활용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 분량의 '사용후 배터리'를 처리하는 게 목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헝가리와 폴란드에 배터리 공장을 둔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와 달리 노스볼트는 차량 생산·물류에 유리한 스웨덴·독일에 공장을 운영하게 된다”며 “유럽 현지 기업인데다, 생산 거점도 유리한 만큼, 향후 아시아 배터리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노스볼트 외 영국 기업 브리티시볼트와 샤프트-스텔란티스의 배터리 합작사인 ACC, 폭스바겐그룹 등이 대규모 전기차용 배터리셀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ACC는 프랑스와 독일 등을 거점으로 2025년 전후로 120GWh 규모의 공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도 유럽에만 3~4곳의 기가팩토리를 운영할 예정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