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배송 효율 강화…직매입 키우고 제휴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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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가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원화 전략을 펼친다. 직매입 기반 익일배송은 자체적으로 강화하고,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은 대형 유통사와 제휴를 맺어 효율화를 도모한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11번가는 이달 롯데와 제휴를 맺고 롯데마트 당일배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11번가 내 장보기 코너에서 전국 70여개 롯데마트 매장과 전용배송센터를 통해 3만여 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이번 롯데마트 입점으로 기존 이마트·홈플러스·GS프레시몰 당일배송에 더해 국내 모든 대형마트 장보기 서비스를 갖추게 됐다.

11번가는 지난해 자체 당일배송 서비스에 뛰어들었다가 6개월 만에 철수했다. 자사 물류센터에 입고한 상품을 제휴업체를 통해 즉시 배송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효율 측면에서 자체 운영보다는 대형 유통사와 제휴를 맺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새벽배송 역시 직접 하기보다 오픈마켓 내에 SSG닷컴을 입점시켜 효율화를 택했다. 11번가 측은 “고객이 더욱 편리하게 장보기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제휴와 협업을 통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며 장보기 쇼핑의 허브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대신 직매입 기반 익일배송에 힘준다. 11번가는 지난해 7월 조직개편을 통해 리테일(직매입)과 물류 전담 조직을 새롭게 꾸렸다. 각 사업팀에 산재돼 있던 상품 소싱 MD와 물류 담당을 별도 조직으로 개편해 자체 직매입 배송인 '쇼킹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물류센터도 확충했다. 파주 1·2 물류센터에 이어 인천과 대전지역에도 물류센터를 추가 확보했다. 이달 내에 직매입 및 위탁판매 운영 효율 개선을 위한 물류 시스템도 개편 예정이다.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한 효율적 투자에 나서면서 가시적 성과도 거뒀다. 대형마트와 제휴해 선보인 장보기 당일배송 서비스의 최근 두 달간 거래액은 직전 동기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올해(1~4월) 기준으로 2020년과 동일기간 비교하면 2배가량 늘었다. 직매입 중심 리테일 사업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762%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외형 확장을 위한 투자도 지속될 전망이다. 하형일 11번가 사장은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올해 성장을 위한 모든 전략과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배송 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직매입 사업 확대와 오픈마켓 차별화 서비스를 통해 균형있는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장이 목표인 11번가의 매출 성장은 더딘 상태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3% 늘어난 5614억원에 그쳤고, 올해 1분기에도 2% 성장한 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SK스퀘어가 밝힌 11번가 순자산가치(NAV)는 2조2100억원이다. 시장이 예상한 11번가 기업가치 4조~5조원을 위해서는 수익성뿐 아니라 외형도 더 키울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 강화와 다양한 제휴로 배송망을 넓히고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표>11번가 배송 서비스 전략

11번가, 배송 효율 강화…직매입 키우고 제휴 확대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