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정상이 원전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면서 우리나라 원전 생태계 활성화가 기대된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판매 및 대형원전 수출을 위해 우리나라 원전 기술력과 미국 외교력이 결합해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세계 원전 시장에서 양국 입지가 강화될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 진행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원전 산업·기술을 선도하고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강화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SMR 기술 개발과 대형 원전 수출 협력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SMR 개발과 판매를 위해 협력한다. SMR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펌프 등 주요 기기를 일체화한 규모 300㎿ 이하 소규모 원전이다. 비용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한 차세대 원전으로 꼽힌다.
양국은 미국 주도 제3국 SMR 역량 강화 프로그램 참여 등으로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고 기업 간 협력도 지원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GS에너지, 삼성물산 등이 세계 1위 SMR 기업인 미국의 뉴스케일파워에, SK가 미국 테라파워에 각각 투자한 바 있다. 이미 양국 민간기업에서 SMR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셈이다. 이에 더해 한미 양국 정부가 나서 SMR 기술 개발과 생태계 확산에 힘을 싣는다.
앞서 지난 21일 양국은 '한미 원전 기술 이전 및 수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교환했다. 향후 제3국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방안도 구체화 할 예정이다.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를 재가동해 원자력 제반 분야에 대해 협력한다. HLBC는 2018년 8월 2차 전체회의 개최를 끝으로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HLBC 재가동시 구체적인 원전 수출 협력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체코와 폴란드 등에서 양국 수출 협력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원전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면서, 양국 산업 생태계 복원에 힘을 줄 수 있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취약해진 원전 산업 생태계를 우리나라에게서 수혈할 수 있고, 우리나라는 미국의 강력한 외교력을 활용해 원전 수출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원전이 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된 에너지원임을 고려하면 안보 동맹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
변상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