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박진희 화학물리학과 교수팀이 새로운 금속유기구조체(MOFs)를 생성해 불안정한 라디칼 상태를 시각화하고 구조 분석을 통한 에너지 종류에 따른 전자전달경로를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친환경센서와 촉매, 전지, 광전기변색 소자 등 다양한 분야 물질 설계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MOFs는 벌집처럼 수많은 작은 구멍이 난 다공성 기공구조를 갖기 때문에 표면적이 넓다. 또한, 어떠한 금속과 유기 리간드를 연결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구조 및 특성을 가진 MOFs를 설계할 수 있다. 규칙적인 격자구조로 인해 높은 결정성을 가지기 때문에 단결정 구조분석을 통해 분자구조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라디칼 형성을 위한 MOFs 구조내 전자이동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라디칼 상태에서 발현되는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응용하기 위해서는 구조분석이 필요한데, 관련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이
연구팀은 용매열 합성으로 충분히 환원된 라디칼 상태의 리간드를 안정적으로 MOFs 구조에 도입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과정을 통해 새로 개발한 MOF를 'DGIST-4'라 명명했다. 이를 이용해 환원과정(전자이동) 전·후의 구조분석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방사광 실험 시설을 이용해 'DGIST-4'의 다양한 외부자극 중 하나인 X-선 조사와 구조분석을 동시에 진행했다. 그 결과, X-선 조사 시간에 따른 'DGIST-4'의 구조변화를 순차적으로 관찰했으며, 그 결과 라디칼 형성에 따른 구조변화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라디칼 형성에 따른 구조변화를 확인한 연구는 극히 드물다. 특히, X-선 조사에 따른 순차적 구조변화를 확인한 첫 번째 연구결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DGIST-4는 격자 내 다양한 전자이동 경로를 가지고 있어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열 등 다양한 외부자극에 대해 반응한다. 전자이동은 DGIST-4의 구조변화뿐만 아니라 노란색에서 검은색으로의 결정색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흡수파장이 길어져 800㎚ 이상 근적외선을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이처럼 전자이동에 의한 구조 변화 분석 및 다양한 외부 자극에 의한 전자이동이 가능한 DGIST-4의 연구결과는 친환경 센서, 촉매, 전지, 다기능 광전변색 소자 등에 활용 가능한 스마트 산화·환원 활성 물질 설계 및 적용에 대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최상위 국제 학술지인 '켐(Chem)'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DGIST 화학물리학과 박성훈 석박 통합과정 학생이 제 1저자, 박진희 교수가 주교신저자로 참여했고, 같은 학과의 강준구 교수와 포항가속기 연구소 문도현 박사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