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대장균 모방한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

진준오 영남대학교 의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대장균을 모방한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제를 개발했다. 원발성 암 치료를 통해 암의 전이와 재발까지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 방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암 환자의 90% 이상이 재발과 전이로 인해 사망한다. 수술이나 화학적 치료, 광열 치료와 같은 국소 치료가 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치료 후 숨어 있던 암세포가 종양으로 재발되거나 혈관을 통해 전이되면서 다른 조직에서 암을 유발하는 경우가 빈번이 일어나고 있다.

대안으로 우리 몸 면역 세포 활성을 이용,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방법인 '면역 암 치료'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면역 암 치료는 암 항원에 대한 특이적인 면역 활성을 유도해 부작용 없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암 치료법이다.

진준오 영남대 교수(오른쪽)와 황주영 연구원
진준오 영남대 교수(오른쪽)와 황주영 연구원

연구팀은 광열치료에 사용되는 금 나노막대에 면역 활성 능력을 가진 대장균의 부착 단백질인 'FimH'를 코팅해 '대장균 유사 금 나노막대(ECA)'를 제조했다. 'ECA'를 종양 부위에 투여하고 레이저로 조사해주는 방법으로 종양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켰다. 이때 암세포의 사멸 과정에서 방출된 암 항원과 ECA에서 방출된 면역 활성제인 FimH에 의해 암 항원 특이적 면역 활성을 유도했고, 그 효과로 전이와 재발 암의 성장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을 확인했다.

진준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대장균 모방 금 나노막대로 광열 치료를 위한 광열제와 체내 면역 세포를 활성 할 수 있는 면역 활성제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광열면역치료제를 개발했다. 이 광열면역치료제는 흑색종이나 유방암과 같이 광열치료가 가능한 암에 적용, 원발성 암 치료를 통해 암의 전이나 재발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황주영 연구원과 진준오 교수
왼쪽부터 황주영 연구원과 진준오 교수

연구팀은 앞으로 여러 암종에 다방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암 항원 함유 광열면역치료제를 개발해 원발성 암의 치료와 동시에 전이 암 및 재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나노 물질을 개발할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영남대 대학원 의생명공학과 황주영(박사수료) 연구원이 제1저자, 진준오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자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ACS 나노'에 온라인 게재됐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