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리스크' 덮친 한샘·리바트, B2B 특판사업 제동

'담합 리스크' 덮친 한샘·리바트, B2B 특판사업 제동

국내 가구업계 1·2위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공정당국 조사를 받으면서 특판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원자재 가격 폭등과 엔데믹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이라 더욱 뼈아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현대리바트·에넥스·넵스는 지난 24일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아파트 특판가구 입찰 과정에서 담합했다는 혐의다.

특판가구는 아파트·빌라·주상복합 등 건설 단계에서 납품하는 '빌트인 가구' 등을 뜻한다. 가구업계 대표적 기업간거래(B2B) 상품이다. 시공사 또는 시행사가 비공개 입찰을 실시해 납품 업체를 선정한다.

업계에서 특판가구는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수익성은 일반 가구에 비해 낮지만 단일 거래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올해는 특판가구 시장에 호황이 예고된 상황이다. KB경영연구소 '2022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분양 물량은 최근 5년 새 최대인 약 39만호가 공급됐다. 정부가 부동산 공급 확대 기조로 돌아서면서 올해 분양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재건축, 리모델링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특판가구로 20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판매 비중은 9%다. B2B 사업에 강점이 있는 현대리바트의 특판가구 매출 비중은 약 21%로 더 높다. 지난해 특판가구 매출 2925억원을 기록했다.

함께 조사를 받고 있는 에넥스와 넵스의 특판사업 의존도는 더욱 높다. 지난해 기준 에넥스 특판가구 판매 비중은 전체의 77.2%에 달한다. 주방·사무용 가구가 주력인 넵스의 특판 판매 비중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합 의혹이 불거지면서 업체들의 특판사업은 당분간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 가구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 올해 사업 전망 또한 어두워지고 있다.

가구업계는 원자재 가격 폭등 영향으로 암울한 1분기를 보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60.2%, 70.3% 감소했다. 실적 만회를 위해 한샘은 올해 들어 2월과 3월 창호·마루 등 건자재와 침대·소파 등 가구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현대리바트도 지난 1월 주방·욕실 시공 가구 전제품 가격을 3~5% 인상했다.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가구 구매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가 본격화된 올해 3월부터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일반 가구 판매가 크게 줄어드는 양상”이라며 “반면 건설경기는 반등 사이클이 오면서 업체들마다 특판사업 등 B2B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