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르면 다음 달 실내외 통합 배송 로봇을 출시한다. 기존 실내 배송로봇을 고도화해 실외까지 물건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제품으로 로봇사업 확대에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자사 로봇 브랜드 '클로이'의 7번째 제품 '캐리봇' 개발을 완료하고 출시 시점을 조율 중이다.
클로이 캐리봇은 LG전자가 지난해 7월 국제로봇학회에서 처음 공개한 실내외 통합 배송로봇의 상용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4개 바퀴가 간격을 조절하며 지형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최적화된 진행모드로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 모태가 되는 것은 2020년 출시한 'LG 클로이 서브봇'이다. 서브봇은 3개 칸에 최대 15㎏ 물건을 실어 나를 수 있다. 호텔, 병원, 레스토랑, 사무실 등 실내 공간에서 물건을 배송하는데 특화됐다. 캐리봇은 멀티센서 기반 주행기술을 탑재해 서브봇 실내 배송 기능을 실외까지 확장했다.
LG전자는 기술검토와 개선 등을 거쳐 캐리봇 개발을 시작한 지 약 2년 만에 최근 전파인증 획득과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곤지암 리조트,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등에서 캐리봇을 시범 운영했다.
LG전자는 기존 서브봇 공략 대상인 호텔, 병원, 공공기관 등 실내는 물론 사업장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건물 외부에서 각종 물품이나 가벼운 자재 등을 실어 사업장 내부로 배송하는 게 주 역할이다. 출시 초기에는 LG 계열사 사업장에 우선 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로봇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매장 내 서빙이나 물품 배송 로봇 영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시장조사업체 더 마노메트 큐런트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 로봇 배송시장은 지난해 2430만달러(약 306억원)에서 연평균 34%씩 성장해 2027년에는 2억3659만달러(약 299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가 10월부터 자율주행로봇을 이용해 아파트 단지나 리조트, 골프장에서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현대차·기아 역시 우아한형제들과 손잡고 배달로봇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도 올 초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사업 발굴 첫 행보로 로봇을 꼽았다.
LG전자는 커져가는 배송 로봇 시장을 겨냥한 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동시에 로봇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한 투자를 강화한다. 2018년 로봇시장에 진출한 LG전자는 지금까지 △가이드봇 △서브봇 2종 △셰프봇 △바리스타봇 △UV-C봇 등 클로이 6종과 잔디깎이 로봇 1종을 출시했다. 2020년 말에는 로봇사업센터를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로 이관했다. 연구개발(R&D) 단계를 넘어 사업화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미다.
외부 역량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LG전자는 최근 5년간 캐나다 라이다 업체인 레다테크를 포함해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기업 코드24, 미국 차량용 인공지능(AI)센터 기업 에이아이 등에 투자했다. 2018년에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를 인수했다.
LG전자는 “실내외 통합배송 로봇 사업화는 꾸준히 진행 중이며 출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