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스테이플렉스는 '머물다'(Stay)와 '복합매장'(Complex)의 합성어로, 최근 유통가에서 화두로 떠오른 신조어다. 고객 체류시간 증가와 고객 경험 소비가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플렉스 전략을 내세운 놀이공원,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 유통업체에 입점한 매장에서의 매출이 크게 늘며 수혜를 누리고 있다.
롯데월드 잠실점은 최근 롯데홈쇼핑 자체 캐릭터 '벨리곰'의 전시가 입소문을 타면서 4월 1일부터 오픈 2주 만에 방문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와 더불어 롯데월드몰 일일 방문객 또한 3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월드 잠실점에 입점한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는 올 1분기 매출이 약 4억70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4% 신장했다.
스쿨푸드 관계자는 “작년 대비 올해 1분기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더불어 코로나 확진자 수가 훨씬 많았지만 롯데월드의 다양한 즐길 거리와 석촌호수의 볼거리로 고객들의 체류 시간이 증가한 것이 자사의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돌파한 '더현대서울'은 서울의 유명 맛집을 유치하고 체험 문화공간을 조성, 2030세대의 젊은 소비자들이 대거 유입하고 있다. 더현대서울 매출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0.3%에 이른다. 이는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24.8%)의 두 배 이상이다.
팝업스토어나 이벤트 행사 매출도 크게 뛰었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아카이브 볼드'는 2월 15~27일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 목표 매출 200%를 달성했고, 골프웨어 브랜드 '바스키아 브루클린'은 4월 4~21일 진행한 행사에서 매출 1억원을 돌파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힙합 아티스트 박재범이 더현대서울에서 1병에 1만4900원짜리 '원소주' 팝업스토어를 열었을 당시 예약 오픈 1분 만에 1700명이 몰리기도 했다.
시몬스침대에서 선보인 침대 없는 매장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샤퀴트리(육가공 식품 판매점) 콘셉트로 꾸민 팝업 매장으로,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곳곳에 비치한 포토 스폿, 해당 지점에서만 판매하는 특색 있는 구즈로 차별화한 공간을 만들어 하루 평균 방문자 500명을 웃도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팝업스토어의 인기는 2층에 입점한 부산 해리단길 맛집 '버거샵'의 매출까지 영향을 끼쳤다. 지난 3월 오픈 후 2개월 만에 관련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만 2만개가 넘었고 4주 연속 폐점 시간 전에 햄버거 완판을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가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브랜드 경험을 소비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각사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체험 공간과 이색 경험을 선사한다면 브랜드 충성도가 상승할 뿐 아니라 입점 브랜드의 매출 상승으로까지 이어져 상호 시너지는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