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가상인간' 활용 보폭 넓힌다...기술 경쟁 치열

네이버, 가상인간 이솔·로지 공개
메타버스 연계 AI 주도권 확보
카카오, 수아 제작 넵튠 인수
뉴럴 렌더링 기술 집중 연구

네이버·카카오가 가상인간(디지털휴먼) 시장에서 자사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연구개발(R&D) 단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하며 활용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향후 메타버스 관련 사업 시너지도 고려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30일 네이버·카카오에 따르면 양사는 가상인간 기술 고도화 및 연합군 형성 등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가상인간을 '인간처럼 보이고 소통하는 AI'로 인식, 이 분야 기술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영상 시각효과 전문기업인 자이언트스텝과 가상인간 '이솔'을, 로커스와는 '로지'를 각각 제작했다. 자이언트스텝에는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지분 투자를, 로커스는 지난해 말 235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가상인간 이솔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진행자로 나선 모습.
가상인간 이솔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진행자로 나선 모습.

네이버는 최근 '이솔'을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솔은 '나스(NARS)' 신상품 출시 방송에 출연해 새로운 화장품을 소개했고, 이날 방송은 80만뷰를 기록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솔은 리얼타임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표현력이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모션 연출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향후 이솔을 쇼핑라이브 뿐만 아니라 네이버의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 영역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로지 프로필 사진
로지 프로필 사진

또 다른 가상인간 '로지'의 경우 네이버의 클로바 AI 음성합성 기술을 통해 목소리를 얻게 됐다. 로지의 목소리는 지난 8일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로지만의 목소리까지 구현되면서 이솔과 같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게 될 전망이다.

네이버클로바측 관계자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AI 기술 중 하나인 텍스트음성합성기술(TTS) 기술을 향후 로지에 이어 이솔에도 적용할 계획”이라며 “거의 사람이 말하는 것에 가깝다고 느낄 정도로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카카오, '가상인간' 활용 보폭 넓힌다...기술 경쟁 치열

카카오 역시 2020년 가상인간 '수아'를 제작한 온마인드를 카카오게임즈 계열사인 넵튠이 인수하면서 카카오 그룹으로 품었다. '수아'는 지난해 10월 열린 제52회 한국전자전에서 메타레나(메타버스 특별 체험관) 소개를 맡았으며 최근 던킨, 라네즈 등의 컨슈머 브랜드와 인스타그램 협업을 진행하며 인플루언서로 톡톡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상인간 기술 개발은 카카오브레인을 주축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신경 렌더링 기술을 중심으로 가상 인간을 시각화하는 기술에 집중 연구하고 있다. 얼굴 표정, 모양 및 조명을 원하는 대로 조정하면서 부드러운 렌더링 결과를 생성할 수 있는 실시간 디지털 인간 엔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 최근에는 새로운 페이스 스와핑 기술 '스무스-스왑' 모델 개발, 내달 열리는 세계적인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카카오브레인측 관계자는 “고품질 디지털 휴먼을 만들고 활용하기 위해 그래픽스 기술과 딥러닝 기술을 합친 '뉴럴 렌더링'이라는 기술을 집중 연구 중”이라며 “이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실제 제품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하고 메타버스에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향후 실감성이 높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도 이 같은 가상인간 개발 역량이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표>네이버·카카오 가상인간 개발 및 서비스 적용 현황

네이버·카카오, '가상인간' 활용 보폭 넓힌다...기술 경쟁 치열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