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T커머스 법인인 신세계라이브쇼핑이 LG헬로비전에서 황금채널인 8번을 확보했다. 신세계가 전국 단위 방송에서 'S급'(지상파 사이 번호) 채널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백화점 자회사로 편입되는 신세계라이브쇼핑의 공격적 투자 행보가 본격화됐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케이블TV LG헬로비전 권역에서 KT알파와 자리를 맞바꿨다고 30일 밝혔다. 채널 변경 신고에 따라 신세계쇼핑은 8번, K쇼핑은 22번에 새롭게 편성된다. 신세계쇼핑은 전국 단위로 방송되는 IPTV·케이블TV에서 처음으로 S급 번호를 차지하게 됐다.
홈쇼핑 업계에선 5~12번대 지상파 채널 사이를 '황금채널'로 분류한다. 채널을 돌리다 상품을 구매하는 '재핑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황금채널 확보를 위해선 높은 송출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신세계쇼핑은 C급에 머무르던 번호를 단숨에 S급으로 끌어올리면서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수했다. 신세계는 LG헬로비전 채널을 22번에서 8번으로 변경하면서 최소 50% 인상된 송출수수료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간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KT 올레tv에서 12번 진입으로 출혈이 컸던 K쇼핑이 케이블TV에서 뒷번호로 빠지기를 원했고, 앞번호 진입을 노리던 신세계가 원할하게 채널 협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올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모회사 이마트는 보유 지분 전량을 신세계로 넘겼고, 법인명도 7년 만에 신세계TV쇼핑에서 바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고 승인이 완료되면 신세계 자회사로 정식 편입된다.
신세계쇼핑은 성장 변곡점을 맞아 TV 판로 강화와 함께 모바일 활성화 전략에 집중한다. 모바일 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총괄에 GS홈쇼핑 출신 김성준 상무를 영입했다.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등 백화점 각 사업과 연계한 모바일 단독 상품 개발 등 차별화도 꾀한다. 규모의 경제를 키우고 모회사인 백화점과 T커머스 채널 간 시너지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세계쇼핑이 지불할 송출수수료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쇼핑은 2017년 KT올레tv에서 채널 2번을 차지하는데 100억원 이상을 썼다. 287억원이던 송출수수료도 이듬해 547억원으로 뛰었다. 2020년 기준 814억원까지 치솟은 신세계쇼핑 송출수수료는 이번 LG헬로비전 8번 진입에 따라 올해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실적에도 직접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해 국내 T커머스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282억원의 흑자를 거뒀지만 올해 들어 수익성이 악화됐다. 1분기 매출은 12.5% 늘었지만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 급감한 36억원에 그쳤다. 회사 관계자는 “신세계 지분 인수로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