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자회사인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 채비에 한창이다. 지난달 법인 등기를 내면서 사명을 확정한 데 이어 금융당국 출신 감사를 영입해 임원 진용도 갖췄다. 이르면 올해 3분기 서비스 개시에 나설 예정이다.
1일 카카오페이가 최근 손보 자회사 이름을 '카카오페이손해보험'으로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법인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지난달 18일 법원에 카카오페이손보로 정식 법인 등록을 마쳤다. 지난해 6월 예비인가 이후 꼭 1년, 지난 4월 금융당국 본허가 이후 1개월여 만이다. 그동안 업계에선 카카오페이손보와 카카오손보를 혼용했다.
등기를 더 살펴보면 카카오페이손보는 자본금 1000억원으로 출발한다. 이중 60%인 600억원을 카카오페이가 댔고, 나머지 40%는 카카오페이 모회사인 카카오가 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법인 설립 목적으로 보험업, 자산운용, 부동산임대업 등을 영위한다고 했다.
카카오페이손보 등기임원은 총 4명이다. 특히 준비법인 때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세훈 대표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대표를 맡은 적 있어 눈길을 끈다. 최 대표는 1967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 경영학 석사를 땄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4~2015년엔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를, 2015~2019년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부사장을 지냈다. 2019년 카카오페이 보험사업추진단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카카오페이손보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달 20일엔 금융당국 출신 임원도 영입했다. 박성기 감사는 금융감독원에서 손해보험검사국장과 생명보험검사국장을 모두 지냈다. 보험업권 감독 영역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금감원 퇴직 전 마지막 보직은 감사실 국장이었다. 한순욱·이동식 기타비상무이사 등도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손해보험업계엔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대부분 보험 영업을 비대면으로 하는 디지털 손보사가 이미 2개나 있지만 두 회사 모두 기존 금융회사(한화손해보험, 하나금융) 자회사라는 한계가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빅테크가 만든 첫 손해보험사라는 점에서 디지털 전환이 뒤처져 있는 보험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처럼 IT사가 주도한 금융사로 성공신화를 다시 한 번 쓰겠다는 포부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오는 3분기 중 정식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펫보험, 여행자보험, 운전자보험 등 단기 미니보험에 우선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표]카카오페이손해보험 현황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