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열린 지방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50.9%에 그치며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결국 정치에 대한 피로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은 50.9%다. 이는 지난 제7회 지방선거 당시 투표율보다 9.3%P(포인트) 낮은 수치다. 지난 대선보다는 26.2%P 낮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7~28일 진행한 사전투표율이 20.6%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역대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막상 투표 당일이 되자 기대는 우려로 바뀌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58.5%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강원도는 57.8%로 그 뒤를 이었다. 경남과 제주 등은 53%를 넘었다.
이번 지선의 가장 큰 접전지로 꼽혔던 서울과 경기도는 각각 53.2%와 50.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표율이 낮은 이유로 정치에 대한 피로도를 꼽았다. 대선 이후 청와대 집무실 이전, 검찰수사권 조정,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갈등, 인사청문회 등으로 인해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설명이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정책 대결 대신 정치 갈등만 있던 것이 저조한 투표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래 지방선거 투표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게다가 대통령 선거를 치른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치른 지방선거인 탓에 피로감이 발생한 듯하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정책이 아닌 정치 다툼을 하다 보니 피로도가 쌓인 것”이라고 말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 역시 비슷한 평가를 했다. 최 평론가는 “대선 결과로 상처를 입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은 것”이라며 “정치에 대한 피로도와 불신이 쌓인 데다 야당 내부 갈등이 결국 낮은 투표율의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지난 대선에서 81.5%라는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던 광주광역시는 이번 지방에서는 37.7%에 그쳤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광주 지역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민주당 행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시민들이 많았다. 그런데 국민의힘을 찍을 수는 없어서 투표장에 나가지 않은 것 같다”라며 “일부 선거구에는 무투표 당선까지 있는 탓에 지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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