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프로젝트 '솔라나'가 네트워크 버그로 장시간 중단되는 사고가 빚어졌다.
솔라나는 '이더리움 킬러'로 불렸던 가상자산 시가총액 10위권의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올해만 8번의 크고 작은 네트워크 장애가 반복됨에 따라 '루나·테라' 사태 여파를 회복하지 못한 가상자산 시장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오전 2시께(한국시간) 솔라나 메인넷은 새로운 블록 생성이 중단되면서 약 4시간 30분 가동이 정지됐다. 솔라나 네트워크에서 가동되는 디앱(dApp)들도 오프라인으로 전환됐다. 솔라나 재단은 이날 업그레이드 버전을 배포해 네트워크를 재가동했지만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때까지 디앱의 완전한 복구를 미루고 있다.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도 솔라나(SOL)의 입출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메인넷 셧다운이 악재로 여겨지면서 솔라나 코인 가격도 12시간 동안 10% 이상 급락했다.
메인넷 가동이 중단되고 롤백이 이뤄질 경우 해당 프로젝트의 안전성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메인넷을 구성하는 블록체인 엔진에 문제가 있거나 기술적 취약점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솔라나 측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블록체인의 '내구성 있는 논스 트랜잭션'(Durable Nonce Transaction) 버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논스는 암호학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난수를 의미한다. 해당 버그로 인해 노드들이 동일한 블록에 대해 서로 다른 결과를 생성했고, 이에 따라 최종 합의에 도달할 수 없게 돼 네트워크가 정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솔라나는 저렴한 거래 수수료와 빠른 전송 속도를 무기로 최근 급부상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나스닥 거래소 운용을 염두에 두고 역사증명(PoH) 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설계돼 최대 71만TPS(초당거래건수) 속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문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 등 금융 섹터 위주로 급성장, 이달 기준 시가총액이 약 16조7000억원(9위)을 기록했다.
하지만 솔라나는 낮은 수수료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트랜잭션 수수료가 너무 낮으면 통상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솔라나를 향한 디도스 공격은 지난해에만 세 차례 이상 이뤄졌으며, 최근 셧다운도 대체불가토큰(NFT) 발행 봇(Bot)들로 인해 발행량이 일시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솔라나는 지난 5월 1일 7시간 이상 메인넷이 중단되는 사고를 빚었고, 26일 이후부터는 실제 시간보다 30분 이상 동기화가 지연된 상태로 일주일 이상 네트워크를 가동해 왔다. 이 때문에 동기화 지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버그가 발생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보다 앞서 가상자산 평가 플랫폼 쟁글 역시 '크립토 평가 보고서'에서 “솔라나는 검증자 노드 숫자가 늘고 있어 빠른 속도로 탈중앙화 수준이 개선되고 있지만 약 17시간 동안 셧다운된 사례가 있어 여전히 중앙화와 안정성 논란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