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중순 인천공항 임대료 지원 조치 연장 여부를 발표한다. 면세업계는 여행 수요 회복이 더딘 만큼 지원 조치를 한시적으로 연장해 달라는 입장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 지원 연장 여부에 대한 초안을 완성하고 검토에 착수했다. 내주 기획재정부와 논의를 거쳐 이르면 6월 중순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예상보다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으로 현안이 산적한 데다 면세업계와 공항공사, 양 측 의견 수렴 과정이 길어졌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지원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와 충분한 논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재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 맞춰 발표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기재부와 논의하기 전 우리 입장을 먼저 정리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0년 9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징수 체계를 매출과 연동하는 품목별 영업요율 방식으로 변경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경영난을 겪는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덕분에 면세점들은 지난 1년 9개월간 매달 800억원에 달하는 고정임대료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면세업계는 한시적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외국인 관광 수요가 여전히 코로나 이전 10%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다 중국 봉쇄령 영향으로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매출까지 줄어들었다. 지난 4월 면세업계 매출은 전월 대비 16.8% 감소한 1조3833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가 꺾였다.
다만 이번에도 지원 조치가 연장될 지는 불투명하다. 인천공항공사가 반대의사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는 지난 2년간 약 2조원 규모의 공항 내 상업시설 사용료 감면을 실시했다. 더 이상의 실적 악화를 감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임대료 방식으로 돌아간다면 업계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 지난 1분기 기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만 작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영업이익 127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지원 조치 당시 관광 수요 회복 기준을 코로나 이전 수준 80%로 제시했었는데 현재 10%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연말까지라도 지원 조치의 한시적 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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