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참패'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후폭풍

비공개 비대위 후 고개 숙여
이재명 책임론 등 내홍 거세
與 "尹 정부에 힘 실어"
안철수 "개혁동력 확보" 의의

윤호중ㆍ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중ㆍ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참패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 달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비대위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은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역시 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도부가 모두 물러난 민주당은 의원총회,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 등을 거쳐 또 다른 비대위를 구성하게 된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박홍근 원내대표가 직무대행만 하고 전당대회를 치를 때까지의 비대위 구성은 의총·당무위·중앙위 등을 열어서 여러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8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당기는 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고 수석대변인은 “조기 전당대회가 물리적으로 가능한지는 검토가 더 필요하다”면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실무 차원의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미 '이재명 책임론'과 지방선거 전략 실패 등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비대위에 참여한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중앙당에서 윤석열 정부 견제론을 선택했다. 그런데 오히려 인물론으로 갔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권 말기에 민생과도 관계없는 검수완박을 들고나왔다”면서 “거대 야당의 힘자랑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조 의원은 “대선 패배에 일정 부분 책임 있는 사람이 말을 뒤집고 출마했다”면서 “박 위원장의 심정도 이해하지만 시기가 너무 임박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국민이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 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선대위 부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20여일 만에 치른 큰 선거”라면서 “새로운 정부에 힘을 실어 준 국민 여러분의 그 열망을 잘 받들겠다. 정말 약자 편을 위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했다. 성 부위원장은 “국가의 미래를 준비해서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분당갑 국회의원 역시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개혁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아주 극심한 여소야대 상황”이라면서 “개혁 동력을 확보해서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라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