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좀처럼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재명·송영길' 책임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홍근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6일 시도당연석회의·원외지역장연석회의를 열고 6·1 지방선거 패배 이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는 지난 2일 비상대책위원 총사퇴 이후 진행한 당내 중진 의원 간담회,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초·재선 간담회 등의 연장선이다. 박 원내대표 측은 당내 여러 의견을 직접 청취한 뒤 비대위 구성과 쇄신 방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우선 민주당은 새롭게 출범할 비대위를 '혁신형'으로 꾸릴 계획이다. '혁신형 비대위'는 대선·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당 쇄신 방향을 제시하는 중책을 맡는다. 일각에서 주장했던 조기 전당대회는 치르지 않기로 했다. 결국 새롭게 출범할 비대위 임기는 오는 8월에 치러지는 전당대회 직전까지다.
비대위원장에는 현역 다선 의원이 아닌 원외 원로들이 거론된다. 현재 비대위원장 하마평에 오른 인물로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유인태 전 의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있다. 당내에서는 경험 있고 정치 사정에 밝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로들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이 비대위원장을 수락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이번 비대위의 활동 기간이 2개월 남짓으로 매우 짧기 때문이다. 혁신형 비대위의 권한과 역할이 모호하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준비기구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된 강 전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적이 있어 계파 갈등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혼란 수습과 비대위 조각이 늦어지자 당내 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특히 대선과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을 향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번 지방선거의 패배 원인에는) 과거 문재인 정부 5년의 잘못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이재명 의원이 계양으로 나서고 송영길 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홍 의원 등이 주장하는 이른바 '이재명·송영길' 책임론 공개 분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재수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들은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이들은 이렇게 가슴 절절하게 반성하는데 떨어지지도 않은 당의 국회의원들이 당의 권력 투쟁을 위해서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웅래 의원은 이에 “계파·진영·패권 정치와 단절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해야만 수습이 시작될 것”이라며 “계파 정치에 앞장섰던 사람들은 (이번 전당대회 때)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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