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형 시스템 플랫폼(SSP, Scalable Systems Platform) 하나로 아키텍처를 통합해 복잡성과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나갈 계획입니다.” 안드레아스 월링겐 폭스바겐 승용차 브랜드 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6일 “모델과 관계없이 동일한 아키텍처가 사용된다면 복잡성과 개발 비용을 줄여서 거대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해도 소프트웨어(SW)로 차량별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폭스바겐그룹은 2026년 SSP를 토대로 미래 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다. SSP는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MEB)과 프리미엄 전기차 플랫폼(PPE)의 뒤를 잇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월링겐 CSO는 “앞으로 그룹 산하 전 브랜드 모든 세그먼트 모델은 SSP를 기반으로 생산된다. 전체 수명 주기에 걸쳐 4000만대를 넘을 것”이라면서 “지금의 MEB 플랫폼처럼 SSP 역시 다른 자동차 제조기업에도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룹은 SSP로 자동차의 혁신 기능을 모든 브랜드에 걸쳐 빠르고 효율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한다. SSP가 자율주행의 핵심이 되는 동시에 복잡성과 개발 비용을 줄여 거대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월링겐 CSO는 “그룹 산하 브랜드들은 다양한 크기의 플랫폼과 각기 다른 모듈을 결합함으로써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면서 “아우디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는 2025년 최초로 SSP 모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트리니티(Trinity)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폭스바겐 역시 2026년 대량생산 모델에 처음으로 SSP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월링겐 CSO는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기술이고, 여러 측면을 고려했을 때 경쟁력을 갖추려면 배터리 기술을 갖춰야 한다”면서 “이미 전담 부서를 꾸리고, 6개 배터리 전용 공장도 설립했다. 유럽 남부 지역 배터리 공장 개소 계획도 이미 발표했다”고 전했다.
월링겐 CSO는 “인하우스 배터리 전략과 함께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멀티 서플라이어 전략을 함께 추진하며 그룹의 배터리 전략을 안정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품 수가 줄고 자동화율이 높아지는 미래차 인력 운영 방안에 대해 “전동화가 기존의 인력을 줄이는 용도가 아니다. 전환의 과정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내연기관 차량 개발 인력이 전동화를 거치면서 어떠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한 예로 내연기관 차량 개발 엔지니어의 경우 SW 엔지니어로 적극 전환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카리아드에서 1만여명이 재고용됐다”고 말했다.
볼프스부르크(독일)=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