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하위 20% 가구, 식비로 가처분소득 42% 지출

소득 상위 20% 대비 지출 비중 3배 많아

지난 5일 서울 도봉구의 한 마트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서울 도봉구의 한 마트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의 40% 이상을 식료품이나 외식 등 식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84만7039원이며 이중 식료품·외식비(35만7754원) 지출이 차지한 비중은 42.2%로 집계됐다.

저소득 가구는 전체 소득에서 세금 등 필수 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식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소득 상위 20% 가구의 평균 식비 지출 비중(13.2%)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전체 가구 평균인 18.3%와 비교해도 훨씬 높다.

가계의 생계비 지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식품과 외식 등 생활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서민과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이 제약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자물가지수는 109.32(2020=100)로 전년 대비 4.1% 상승했다. 음식·숙박 서비스 물가도 6.0% 상승했으며 이 가운데 음식 서비스(6.1%)의 상승 폭이 컸다.

5월 외식 물가도 전년 대비 7.4% 올라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밥상 물가 품목인 가공식품도 7.6% 상승했으며 축산물도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등을 중심으로 12.1% 올랐다.

물가가 오르면 저소득층의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계가 소비를 줄이면 성장 동력이 약화돼 다시 소득이 감소하고,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